서학개미 ‘아픈손가락’ 니콜라, 미워도 다시 한번?

입력 2021-11-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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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지난해 ‘사기 논란’으로 된서리를 맞은 니콜라에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는 등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수소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는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니콜라 주식 1억600만 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유 규모는 1억9003만 달러에 달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가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설립된 니콜라는 수소전기 트럭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니콜라는 주가가 주당 93.99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포드자동차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은 사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수소전기 트럭을 제조할 기술이 전혀 없고,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사기 논란이 벌어진 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년 넘게 ‘신뢰 상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 여파로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이사회 의장이 사임했고,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니콜라 주가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주당 10.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 30.37달러와 비교해서는 64.8% 떨어졌다.

그런데도 투자자가 니콜라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제2의 테슬라를 찾기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해외 주식에 베팅해 큰 수익을 거둔 대박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심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용차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기류가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럭의 배출가스를 잡을 때 배출가스 감소 효과가 강력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니콜라 주식을 산 직장인 성 모(37)씨는 “수소 시대가 오면 언젠가 테슬라와 리비안, 루시드처럼 될 것이란 기대에 투자했다”면서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판단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콜라는 수소전기 트럭 사업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최근 생산 공장과 시제품을 공개했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운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수소전기트럭 시장 참여자 중 하나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라며 “양산 시기, 공장 증설 진행 등 사업의 실제 진전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니콜라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 SEC에 1억25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곧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기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진위 공방을 무마하려는 조치다. 회사 측은 “밀턴에게 비용손해, 배상책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엔 이탈리아 상용차 업체 이베코와 합작해 독일 울름 공장에서 먼저 전기 트럭 ‘트레(Tre)’ 생산을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 양산을 본격 시작하고, 이르면 내년 초 연 2400여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게 니콜라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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