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30 고민…'이대남' 좇자니 '이대녀' 딜레마

입력 2021-11-14 17:51수정 2021-11-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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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스킨십 행보, 남성에 무게…진보 비판에 여 할당제 우호 발언

문 정부 차별화냐, 여성 표나 고민
李 "여성할당제 거의 없고 남성 혜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차장에 주차한 매타버스 안에서 열린 '한국항공우주산업 연구원들과 함께하는 마자요 토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30대 표심 전략에 대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선 이대남(20대 남성) 등 남성에 무게를 둬야 하지만, 그만큼 취약점인 2030 여성의 비호감이 커지면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위시한 진보진영의 공세가 거세져서다.

이 후보는 지난주부터 매일 2030 관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4일에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30 연구원들과 만나 항공우주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부인인 김혜경 씨 낙상사고로 일정을 전면 취소한 지난 9일을 빼고는 여러 분야의 2030과 얼굴을 맞댔다. 가상자산과 스타트업, 여성할당제 등 2030의 주요 관심 사안들을 다뤘다.

그 방향성은 남성으로 보였다. 전국여성대회가 열린 지난 9일 이 후보는 김 씨 간호에 집중하며 여성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명칭을 바꾸고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며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란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했다.

심 후보는 이를 지적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에 친여성 정책을 비판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데 대해 “반(反) 페미니즘을 앞세워 차별과 혐오에 편승해 표를 구하려 한다”며 “남성과 여성을 갈라치게 한다고 남성 표가 오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전날 부산항에서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하는데,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혜택은 남성이 본다”며 여성 친화 발언을 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또 선대위 차원의 부인 김 씨 낙상사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강경 대응도 여성 어필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13일 구급차 안에서 김 씨 손을 잡은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거제 지역 예비부부와 함께하는 ‘명심 캠프’ 토크쇼 도중 깜짝 전화했다. 김 씨는 “내가 잠시 기절을 했었는데 눈을 짝 다친 다음에 우리 남편이 저기서 막 울고 있었다”며 “상상이 안 가시죠. 그래서 좀 뭉클했어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14일에도 직접 119 신고를 하는 통화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차별화 때문만으로 현 정부의 주요 지지층인 2030 여성을 모두 잃는 건 손해라는 계산, 또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진영과의 연대 필요성 판단이 깔려있다. 정권교체론에 대비한 현 정부와의 차별화와 진보진영 연대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대로는 이 후보는 결국 국민의힘을 끌어올린 2030 남성에 어필해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지지할 곳을 잃은 2030 여성들의 표는 정의당 등 소수정당으로 가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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