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시에서 매수세 지속할까?

입력 2009-02-09 08:01수정 2009-02-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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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현실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

코스피지수가 2주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 고점에 바짝 다가선 모습을 연출함에 따라 그동안 지수 반등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의 순매수세 지속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유입, 그동안 삼성전자, POSCO, 현대중공업 등 시장 대표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극도로 부진한 경제 및 수출지표에도 불구하고 경기민감주와 대표 수출주가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증시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통신, 유틸리티와 같은 경기방어 섹터는 일제히 하락하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중심의 수급개선에도 불구하고 한층 깊어지고 있는 펀더멘탈 부담에 한쪽 발목이 붙잡혀 있는 주식시장으로서는 두터운 저항선이 형성되어 있는 전고점의 돌파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장기성 자금으로 구성되는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에서는 지난 1월 중순 이후로 자금의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이와 같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단기적인 차익을 겨냥하는 핫머니 성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부실자산과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금융환경에서 미국의 연기금이나 중장기적인 펀드들이 최대

리스크 자산인 이머징 마켓에서의 주식매수에 나설 수 있는 시점은 섣불러 보인다는 것.

전문가들은 따라서 외국인 순매수세와 지속 여부와 관련해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왜 사느냐보다 언제쯤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의 상당 부분이 대형 업종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국내증시가 차익실현시 보다 용이하게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메리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요 순매수 업종을 살펴보면 최근 외국인은 철저하게 턴어라운드 투자에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고 이러한 매매패턴은 대형주와 경기민감섹터 중심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이같은 외국인의 매수세의 지속적인 유입은 국내증시 전체의 방향성에도 기대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경제와 기업이익 지표에 대한 전망치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기대와 현실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외여건과 관련, "현재 미국의 금융구제안과 연계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단기성 헷지펀드의 경우 모멘텀 플레이가 주된 전략으로 활용되는 만큼 금융구제안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가 단기 반등세를 보인다면 이들에게는 좋은 매도 모멘텀을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이들이 증시 격언대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대응에 나선다면 외부 호재가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상당 부분 희석시킬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의 차익실현 조짐에 대해서는 당분간 주의 깊은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최근 투자 특징이 업종 대표주 순매수라는 점에서 1등주 투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시점이지만 그리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추세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주식을 사들이는 추격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의 장기적 매력에 공감하고 있지만 지금 사지 않으면 매수 시점을 놓칠지 모른다는 조바심을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현 상황은 일정한 가격대를 설정한 뒤 여유를 갖고 국내 투자자들의 매물을 받아내는 축적단계"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경기침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책관련 유동성은 팽창하고 있지만, 높은 수위의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가계의 펀드 플로우가 개선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통과나 경기부양책 기대로 주가가 상승했다면 이제는 상승 모멘텀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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