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급등에도 요금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해 거액의 미수금이 발생한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가스업체들에 공급하는 가격을 4.1% 인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8일 가스공사의 '2009년 천연가스 도매공급비용 조정안'에 따르면 지난해 ㎥당 537.33원인 원료비(천연가스 구입비)가 올해는 565.74원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 ㎥당 600.43원인 도매요금을 625.17원으로 4.1%(24.74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방안은 이미 지난해 말 가스공사 이사회에 제안돼 의결을 마친 상태다. 가스요금의 경우 원료비에 연동되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금액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스공사는 이를 향후 요금에 반영해 받을 수 있도록 '미수금' 항목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또한 국제 원유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지만 아직 천연가스는 동절기 수요 증가 등으로 원유가격의 하락폭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가스요금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요금인상 추진이 언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도시가스 도매요금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지식경제부장관이 결정하는데,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매년 홀수월에 원료비를 고려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인상 압박이 컸던 올해 1월에도 요금 조정이 없었고 내달에도 인상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료비 인상에 따라 가스요금을 인상해주는 것이 맞겠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와 물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물가당국과 에너지당국의 협의를 거치겠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가스요금의 조정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