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피해] 무력감에 유족들은 울고, 질병청 국장은 휘청였다

입력 2021-11-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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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피해자 지원대책 토론회'에 참가한 한 유족이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피해대책을 촉구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정부는 유족에게 아무런 유감도 없이 백신 접종 실적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 반응 피해 신고자와 그 가족들이 10일 정부가 백신 접종률 올리기에 급급할 뿐 사고 대처엔 무책임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백신 피해자들과 함께 나아가기' 토론회에선 유족들의 이 같은 항의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의심 신고는 총 33만8261건이다. 사망 신고는 환자 상태가 이상 반응 발현에서 사망으로 변경된 330건을 포함해 총 1145건이다. 이들 중 지원이 결정된 건수는 피해보상금 2287건, 의료비 지원 49건, 사망에 대한 인과성 인정은 단 2명이다. 모두를 합쳐도 전체 의심 신고 대비 1%도 안 된다.

피해자들은 질병 당국을 향해 인과성 인정을 소극적으로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정부는 백신 허가과정에서 발견되거나 우리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한 국가에서 확인된 이상 반응을 근거로만 인과성 판정을 내리는 등 인정 기준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승희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경기지부장은 "부검하지 않아서 근거 불충분으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보건소 직원들이 그 사망자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인과성 인정받지 못할 것인데 고인을 두 번 죽이겠느냐.' 부검 문제는 재심 신청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질병청은 유족에게 자세하게 안내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백신 부작용 인과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를 통해 백신 접종과 이상 반응에 대한 조사·분석 및 안전성을 검토하고, 국외 이상 반응과 연구 현황 외에도 국내에서 이상 반응 신고가 접수된 사례를 집중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은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건강위해대응관 국장도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계속 저희가 소통을 못 하고 (유족들이) 흡족하거나 지금 굉장히 마음에 와 닿지 않으시고 하니까 이제 그 부분을 좀 더 현장감 있게 들어보고자 (왔다)"고 했다.

또 의학적 그레이존(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에 인과성 인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국제적으로 인과성이 인정된 이상 반응은 아나필락시스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다.

조은희 국장은 "25개 국가가 다 확인해 봤더니 아마 일본도 아나필라시스와 혈소판 감소증만 (인과성 인정) 돼 있고 미국도 통계학적 연관성은 있는지만 아직 컨펌을 짓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 보상체계를 어떻게 하는지 요청하면 대외비라고 하고 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그래도 그레이존을 한국이 한다는 거에 대해서 국외에선 놀란다. 이 부분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유족들은 조 국장을 찾아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조은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건강위해대응관 국장은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 빨리 정리하겠다"고 말을 전한 뒤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주저앉기도 했다.

김두경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는 이투데이와 만나 "(여기 있는 유족들) 사랑하는 자식이 백신을 맞고 하루 이틀 만에 사망했는데, 정부는 '인과성이 없다', '관련이 없다'라고만 한다. 다른 기저질환이라고 하는데, 그 기저질환을 보여줘야 하는데도 말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걸 다 팽개치고 가족이라는 걸 잃었는데 더 이상 잃을 게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정부에 진심 어린 사과를 받기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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