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아파트' 청약 흥행 이유 있었네

입력 2021-11-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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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슬하이브엘' 16만명 신청
전매제한·거주의무 등 규제 없어
"실수요자 피해…제도 보완 필요"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 전환 민간 임대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영 건설사가 제공하는 분양 전환 민간 임대아파트는 전매 제한, 거주 의무 등 규제가 없어 임차권에 웃돈을 붙여 파는 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민간 임대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롯데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역 인근에서 장기 임대아파트로 공급한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총 715가구 모집에 16만여명이 몰려 평균 2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서 공급한 ‘안중역 지엔하임스테이’는 민간임대아파트 역대 최고 경쟁률(286 대 1)을 경신했다.

지방도 청약 성행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 전환 민간 임대아파트 가운데 가장 최근 청약을 마감한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에 공급한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은 748가구 모집에 1만6282명이 몰려 평균 21.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간 임대아파트는 청약통장 유무나 당첨 이력과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또 최소 임대 보장 기간이 대부분 8~10년이고, 임대료 상승률도 5% 이내로 제한돼 있어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다. 임대 후 분양인 만큼 거주 기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취득세나 재산세 등 세금이나 규제에 대한 부담도 없다. 공공임대아파트와 달리 전대(전셋집을 다시 전세 놓는 것)와 전매(세입자가 임차권을 다른 세입자에게 양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장점 덕에 인터넷 유명 부동산 카페에는 민간 임대아파트 투자 관련 문의와 추천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집값이 안정돼 있을 땐 임대 후 분양하는 아파트는 '임대'라는 딱지 때문에 인기가 없었는데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이쪽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 후 분양 전환하는 민간 임대주택에는 아직 전매 제한이나 거주 의무 등 규제가 없지만, 이런 식의 투자 수요가 몰려 시장이 왜곡되는 만큼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민간 임대주택 임차권에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파는 거래가 활성화하면 실제로 민간 임대주택을 찾는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전매 제한, 거주 의무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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