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3000만원 바로 주겠다”… 청약 과열에 오피스텔에도 ‘떴다방’ 떴다

입력 2021-11-10 17:12수정 2021-11-10 17:2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신길 AK푸르지오' 96실 모집에
청약자 12만 명 몰려 홈피 다운
대구서도 평균 경쟁률 691대 1
"100실 미만은 전매 제한 없어
수천만원 웃돈, 단타투기 우려"

▲지난해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속칭 ‘떴다방’들이 최근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모바일 홈페이지에 수요자들이 몰린 모습. (사진제공=독자)
지난해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이 최근 오피스텔 견본주택 주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를 규제하자 투기 수요가 규제 사각지대인 100실 미만 오피스텔로 몰리면서 ‘초피’(분양권에 붙는 첫 웃돈)가 수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와 수수료를 노린 중개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피스텔 청약 광풍…연일 경쟁률 1000대 1 넘어

요즘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청약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청약을 받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오피스텔 ‘신길 AK 푸르지오’는 96실 모집에 12만5919명이 몰려 평균 13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잠시 마비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대우건설은 이날 오후 5시였던 청약 신청 마감을 자정까지 연장해야 했다.

앞서 2일 진행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청약에는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1398대 1이고 일부 타입에서는 28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오피스텔 경쟁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에도 대구 오피스텔 청약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난 9월 대구시 북구에서 선보인 ‘대구역 자이 더 스타’는 81실 모집에 5만5982명이 몰리며 평균 69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1~6월) 대구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6대 1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적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규제 프리’ 100실 미만 오피스텔 잡아라…떴다방 성행

오피스텔 등 비주택 상품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한 편이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아 청약통장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청약 시 주택 소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 제한에 걸리지도 않는다. 일단 당첨이 되면 웃돈을 받고 명의 이전이 가능하다. 전매 제한이 없는 오피스텔을 노린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이들은 청약 당첨자와 매수 대기자를 연결해준다고 홍보하며 수수료를 챙긴다.

이들 오피스텔 계약일에는 분양권을 사고팔기 위한 떴다방 관계자들로 북적거린다. 7일 서울 서초구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견본주택 주변도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현장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테라스와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일반형 오피스텔에는 적게는 2600만 원에서 많게는 8000만 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당첨자들이 전매 후 수천만 원을 손에 쥐었다는 후기로 가득하다.

최근에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떴다방도 성행하고 있다. 청약 희망자를 온라인에서 모집해 청약에 당첨된 사람에게 매수 대기자를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이들은 “초피 3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고 계약금 없이 단타가 가능하다”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과열 양상이 짙어지자 정부도 오피스텔 전매 제한 기준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100실 이상 공급되는 오피스텔에만 분양권 전매 제한이 적용되던 것을 70실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시세 차익도 크지 않은 만큼 투자에 앞서 입지 조건과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잘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