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요소수 품귀 장기화 우려…공급망 다변화 필요"

입력 2021-11-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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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사태' 전문가 진단

석탄값 상승ㆍ중국 전력난 계속
가격 비싸도 수입처 분산해야
일정 비율은 국산화 추진을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이 안내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해 베트남으로부터 차량용 요소 200톤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요소수 사태를 발판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의 국산화나 수입처 다변화 등 정부의 중장기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외에도 중국의 전력난 등으로 인해 요소수 사태가 예상보다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요소를 주로 석탄에서 뽑아내고 있는데 최근 석탄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중국의 전력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다가 베이징 올림픽도 앞두고 있는 등 공급 차질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석탄, 천연가스 등 요소의 원료가 모자란다기보다도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해 요소 생산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중국 발전량의 대부분을 석탄을 통해 생산하고 있는데, 수입 금지로 인해 전기가 부족해져 요소 공장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결국 중국 내 정책에서 말미암아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요소수 사태의 이면에는 중국 정책이 있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시진핑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생산성을 줄이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정책에 따라 예상보다 산업 생산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와 앞으로 강제적인 생산 할당과 배당은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요소수 사태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의 통상 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필요한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시대가 됐고, 통상이 외교·정치와 얽히면서 무기화되는 상황이 닥쳤다”며 “시장 자유화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적인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탈세계화 시대에 맞는 공급망 확보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요소수 사태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발판 삼아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일정 부분은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요소수처럼 한 국가에서 60~70% 이상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은 언제든지 폭탄이 돼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입 다변화나 재고물량을 늘리거나 필요하면 인센티브제를 통해 ‘전략물자화’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등 정부의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이번 사태와 같이 공급이 제한되면 수출이나 내수 경제가 타격을 받고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여러 나라에 수입처를 분산시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교수는 “이번 사태를 경험 삼아 요소수 외의 다른 품목에서도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은 수입처 다변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지원금을 통해 국내 생산에도 일정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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