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참혹한 대선 되는 게 유감…비리 대선 참여 안 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한 홍준표 의원이 결과에는 승복했지만, 당심만으로 민심을 이기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선이 비리 의혹에만 쌓인 후보들 간 대결이라며 선대위 합류 등 대선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BNB 타워에서 캠프 해단식을 열고 "100분의 1도 안 되는 당심만으로는 대선을 이기기 어렵다"며 "이번 대선은 제가 정치 26년간 해왔지만, 이렇게 참혹한 대선이 되는 게 참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 지금부터 양 진영에서 네거티브만 난무한 그런 대선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걱정스럽다"고 얘기했다.
홍 의원은 이번 대선 정국에서 자신이 참여할 이유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조직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게 아니고 백의종군한다고, 원팀 정신을 주장하면서 그렇게 하는 거랑 별개의 것"이라며 "아무리 우리 후보가 됐지만 내가 마이크를 잡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선에 승복하는 것과 선대위에 합류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다.
홍 의원은 또 "이번 대선이 석양에 무법자 대선처럼 보인다"며 "더 굿, 더 배드, 더 어그리, 그런 대선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이어 "곰곰이 생각해봐도 만약 이번 대선에서 지는 사람은 정치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 대선에 비리 의혹으로 쌓인 것은 피해자가 서로가 많은 민생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그러지 말고 끝내자. 패자가 이렇게 해주는 것만 해도 진짜 감사하고 눈물 나는데 더 이상 자질구레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기서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패자는 조용히 들어가는 것이 맞다"며 추후 대선 정국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홍 의원의 선 긋기에도 윤석열 후보는 계속해서 구애를 보냈다. 그는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후보였던 인물들의 선대위 합류와 관련해 "주말에 한 번 제가 뵈려고 시도했는데 아직도 휴식하고 계신 것 같다"며 "몇 차례 연락을 취해보고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구성을 위한 의사소통 창구로 권성동 의원을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