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벌레 순대ㆍ기름때 도넛...‘해썹’은 뭐 해썹?

입력 2021-11-05 17:40수정 2021-11-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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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푸드 관련 KBS 뉴스 보도 장면 일부. (KBS 뉴스 유튜브 캡처)

최근 식품업체 진성푸드의 순대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먹거리 위생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일 KBS는 순대 찜기 근처에 벌레가 있고,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등 진성푸드의 제조 공장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성푸드 측은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 내용에 대해 해명했지만 진성푸드의 순대가 대형마트, 브랜드 외식업체 등 많은 곳에 납품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에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진성푸드뿐 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한 도너츠 안양공장의 제조시설에서 기름때·곰팡이가 발견되는 등 관리가 비위생적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생산 공장 4곳을 점검한 결과 모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해썹 인증업체들에서 위생 문제가 터져 나오자 소비자들은 해썹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썹이란? 인증받은 뒤에도 위반 사례 수두룩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연합뉴스)

해썹(HACCP.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 위해요소 분석 및 중요관리점)은 식약처에서 시행·관리하는 제도로, 식품의 원료관리 및 제조·가공·조리·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해로운 물질이 식품에 들어가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과정의 위해요소를 확인·평가하는 관리제도다. 즉 식품 유통 과정에서 안전을 위한 사전 예방적 관리체계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달 문제가 된 진성푸드 뿐 만 아니라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들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해썹 인증업체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4년간 967개 해썹 인증업체가 위생 안전전검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매년 약 250여 곳의 인증업체가 해썹을 위반하는 꼴이다.

인증 후 느슨한 관리?... 전문가 “관리 주체인 사람을 지원해야”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인천 중구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근무자들이 빚어진 만두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해썹 인증 업체의 위반 사례가 반복되며 소비자들은 해썹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해썹 인증을 받을 때만 관리에 신경 쓰고, 인증을 받은 뒤에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도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해썹의 경우 인증 3년 이후 재평가를 하고, 1년마다 점검을 하는 등의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등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중요관리점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해썹’ 개념을 도입하는 등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있기도 하다.

한 식품업계 전문가는 “해썹 인증 후 인증 당시 관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결국 식품 위생 등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직원)이므로, 이들이 위생 수준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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