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수료 인하부터 현금 퍼주기 이벤트까지, 자금력을 갖춘 ‘슈퍼개미’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유안타증권은 CFD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CFD 서비스를 도입한 증권사는 기존 10개사에서 11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도 관련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수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 CFD 서비스를 출시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CFD 거래 수수료를 각각 0.07%와 0.015%로 낮췄다. 메리츠증권의 CFD 거래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자 비용이 없는 증거금 100% 계좌도 도입하기도 했다. 가지고 있는 주식으로 증거금을 대체할 수 있도록 대용증거금 서비스도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은 거래하지 않고, 전문투자자로 등록만 해도 현금을 제공한다. 누적 거래 금액 규모에 따라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CFD 서비스는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증거금만 낸 상태에서 증권사 계정으로 주식을 대신 사고판 후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소 10%의 증거금으로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매수, 매도가격 변동 폭을 이용하기에 위험도가 높아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후에 거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CFD 증거금률을 일치시켜 증권사 간 차별점이 사라지자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CFD 증거금률 최저한도를 4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시행했다. 이에 그간 증권사와 종목에 따라 10~30% 수준이던 증거금률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일제히 40%로 높아졌다.
CFD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난 점도 고객 유치 경쟁에 불을 붙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증권사 CFD 계좌 잔액은 4조28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말 1조2713억 원과 비교해 약 3.4배 늘어난 수준이다. CFD 계좌를 가진 개인 투자자도 2019년 말 823명에서 올해 8월 말 4720명으로 늘었다.
위탁매매 평균수수료(0.05%) 대비 CFD 평균 수수료(0.7%)가 높은 점도 마케팅 열기를 높이는 요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게 CFD 서비스는 시장 성장 기대감 큰 곳이다. 거래 규모도 크고, 수수료도 위탁매매 대비 높다. 특히 CFD 서비스는 자산가 고객에게 세금을 줄이는 방안으로도 소개된다. 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