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4700억달러 육박 넉달째 최고, 환시개입에 증가폭 축소

입력 2021-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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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발행+달러인덱스 하락에 외화환산액 증가+금융기관 외화예수금+운용수익 등 영향
6개월만에 세계 9위로 한단계 하락, 유가 급등 등 영향에 사우디 보유액 급증

(하나은행)

외환보유액이 4700억달러에 육박하며 넉달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가폭도 1%(5000억달러)가 넘어 비교적 컸다. 다만, 급증요인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예상외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시개입에 달러화 실탄을 사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6개월만에 한단계 하락한 9위에 머물렀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에 사우디아라비아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52억4000만달러(1.1%) 급증한 469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7월 4586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넉달연속 역대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한국은행)
이는 기획재정부가 10월7일 약 13억 달러(5억 달러+7억 유로)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한데다, 달러인덱스 하락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4200억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유가증권 규모도 자연스레 운용수익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소위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외환보유액 실탄격인 달러화를 사용하면서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3.28원(1.1%) 급등한 1182.82원을 기록했다. 이는 8월(16.36원·1.4% 상승) 이후 또다시 1%대 상승세를 보인 것이며, 작년 8월(1186.85원) 이후 1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반면, 말일자 기준으로는 15.4원(1.3%) 급락한 1168.6원을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10월말기준 94.12를 기록해 전월말(94.23)대비 0.1% 하락했다. 다만,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93.35로 전월말(94.34)대비 1.0% 급락했다. 과거, 달러화지수가 1% 변동할 경우 외환보유액은 20억달러를 전후로 변동해왔었다. 같은 기간 유로화(0.7%)와 파운드화(2.7%), 호주달러화(5.0%)는 절상된 반면, 엔화(-1.4%)는 절하됐다.

주성완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외평채 발행과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 환산액이 늘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도 증가했다”며 “달러인덱스 변동률과 외환보유액을 1대1로 매칭하는 것은 다양한 표시 통화들이 있어 정확치 않다. 외환시장 개입 역시 기존 (급변동시 개입)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문별로 보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59억5000만달러 증가한 257억9000만 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억4000만달러 늘어난 155억2000만달러를,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8000만달러 확대된 4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9억4000만달러 감소한 4184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9월에는 4193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640억달러)는 세계 9위를 기록했다. 4월 8위로 올라선 이래 6개월만에 9위 자리로 내려선 것이다. 이는 사우디가 107억달러 급등한 4654억달러를 기록해 우리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1위는 3조2006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4093억달러), 스위스(1조774억달러), 인도(6354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홍콩(4950억달러)이 7위를, 싱가포르(4168억달러)가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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