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3%대 넘은 물가…서민부담 커진다

입력 2021-11-02 17:05수정 2021-11-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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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0월 소비자 물가동향 발표
소비자물가,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 요인 작용
소비심리 회복·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오름세 지속 우려

▲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 심리 회복과 국제 유가 상승에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97(2015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3.2% 올랐다고 밝혔다.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대의 상승률도 2012년 2월(3.0%)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각각 2.8%, 2.4% 올랐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보다 4.6% 오르면서 2011년 3월(4.7%)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 제품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4.3% 오르면서 2012년 2월(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가공식품도 3.1%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전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고, 개인서비스도 소비 심리 회복 등으로 2.7%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 등 석유류도 올랐다. 집세 중 전세와 월세는 각각 2.5%, 0.9% 상승했다. 전세는 2017년 11월(2.6%) 이후 최고 상승률이 나타났으며, 월세는 2014년 7월(0.9%)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육류, 달걀 등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한우 등심(1+등급 100g 기준) 가격은 1일 기준 1만33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385원)보다 약 8% 상승했다. 한 달 전(1만3287원)보다는 약 1% 올랐다.

닭고기(1kg 기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4890원)보다 14% 오른 5577원을 기록했다. 전달(5197원) 대비로는 7% 상승했다. 적상추(100g 기준)는 2090원으로 1년(753원) 전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전달(1362원)과 비교했을 때는 53.4% 올랐다. 달걀(특란, 30개) 가격은 1일 기준 5986원이다. 한 달 전(6329원)보다는 5%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574원)과 비교했을 때 7%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많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오름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11월에는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유가 오름세, 농축수산물·개인서비스 기저효과 등 상방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 차질 등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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