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투표율 높을수록 '尹·洪'에 득 안된다?

입력 2021-11-02 15:22수정 2021-11-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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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치 경신' 투표 정치학…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과거와 다른 패턴, 유·원 향한 바람…이준석과 비슷"
"홍에 유리할 순 있지만, 윤 승리 못바꿔"
"당 조직표 컨트롤 한계 있어…신규 20~40 당원 홍에 유리"

▲국민의힘 한 당원이 1일 국회 사무실에서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를 오는 2일까지 이틀간 진행한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틀째 진행 중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가 초관심사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은 서로에게 유리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높은 투표율이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표가 몰리는 것이라는 새로운 시각도 나와 오히려 윤 전 총장, 홍 의원에겐 득 될 것이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투표 첫날인 1일 오후 5시 투표율은 43.8%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둘째 날 역시 오전 중에 이미 50%를 넘어 54.49%에 도달했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 서로 "본인에게 유리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윤 전 총장 측은 "우리가 조직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투표율이 높아도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며, 홍 의원은 "조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투표율은 최고 25%에 불과, 자유투표로 65%만 되면 압승한다"고 자신한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 경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쏠릴 것이라 예상됐던 표가 분산돼 오히려 두 후보에겐 달갑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투표율 경신 등 과거 경선과 다른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미 불어버린 윤석열, 홍준표가 아닌 유승민, 원희룡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든 바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어 "주로 고령층, 보수성향 강한 기존 당원들 사이에선 바람이 잘 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입당한 이들의 성향이 다소 반영이 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평론가에 따르면, 2차 예비경선 이후 신규 당원 19만 명 중 3분의 2는 MZ세대와 개혁보수, 나머지는 각 후보 진영에서 동원한 사람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이런 바람이 원, 유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판세를 압도할 정도가 될지는 미지수"라며 "그럼에도 두 후보 중 한 명은 거의 3강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양강구도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 대한 승리 예측도 엇갈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상대적으로 홍 의원에게 유리할 수는 있지만, 최근 늘어난 선거인단이 모두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는 보기 어려워 승패를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승리를 예상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최근 입당한 19만 명, 특히 20~40세대들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어 홍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경우 대다수 조직표를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당협위원장, 현역의원 등이 동원할 수 있는 표는 한계가 있다"면서 "선거인단 규모가 10만 명 이하면 몰라도, 57만 명을 컨트롤하기는 힘들 것이다. 게다가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입당한 19만 명은 정치 의사가 뚜렷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윤 전 총장은 '제2의 고향' 충청을 방문, 홍 의원은 보수의 텃밭 부산·울산·경남을 향해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은 본경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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