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수출금액도 69.6% 증가
정유업계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6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는 3분기에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한 1억1182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석유제품 수출량 증가 전환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협회 관계자는 "수출량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회복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90억2600만 달러로 69.6% 증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3분기 국가 주요수출품목 중 5위를 기록했다.
수출액 90억 달러 달성은 2019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보다 배럴당 1.9달러가 높아진 7.1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와 싱가포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이 도입되는 등 경기 활성화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0월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5.6%로 예측하고 이를 반영해 4분기 석유 수요를 3분기보다 150만 b/d(하루 당 배럴) 증가한 9982만 b/d로, 내년 석유 수요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높은 1억76만 b/d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내년 석유 수요 전망을 960만 b/d로 상향했다.
3분기 석유제품 수출 상대국 순위는 싱가포르(14.3%), 미국(13.0%), 중국(13.0%), 일본(12.1%), 호주(9.6%) 순이었다.
2016년 이후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던 중국이 3위로 내려가고 싱가포르가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6월 중순 중국 정부의 경순환유(LCO) 수입소비세 부과로 중국향 수출물량이 감소하자 국내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회복수요를 공략해 대응한 영향으로 협회 측은 풀이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 중 40%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뒤이어 휘발유(23%), 항공유(17%), 나프타(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휘발유는 글로벌 이동수요 회복 등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수출량이 53%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항공유 증가율 또한 3.2%로 저점을 지나 반등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11월부터 백신접종 완료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추수감사절과 연말 이동수요, 글로벌 여행수요 증가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항공수요의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협회 측은 전망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난해 수출 기저효과와 겨울철 난방유 및 항공유 등 제품 수요 회복이 동반되면 석유제품 수출이 지속 증가해 정유업계 수익성 개선과 국가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