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시대 펀드시장 지각 변동 '예고'

4일 마침내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시행됐다. '규제 개혁'과 '투자자보호 강화'를 통해 금융혁신과 경쟁촉진으로 귀결되는 자통법의 시행으로 펀드시장도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통법 하에서 펀드의 명칭이 '간접투자'에서 '집합투자'로 변경됐으며 ▲협회의 펀드간 비교공시 확대 ▲분산투자 적용대상 확대 ▲집합투자업관련 제도개선 사항 ▲공모펀드 성과보수 허용범위 ▲자산운용 지시 취득, 처분 등 실행의 분리 ▲환매금지형 집합투자기구 의무화 등의 제도변화가 생겼다.

업계에서는 자통법 시대의 개막으로 다양한 유형의 펀드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제조 역량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 혼합자산펀드 도입...운용사 상품제조 역량이 경쟁요소

자통법 이후 투자대상자산의 제한을 받지 않는 '혼합자산펀드'를 도입, 언제 어떤 자산이나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증권펀드나 부동산펀드가 주요 자산인 '증권'과 '부동산'에 50%를 초과해 투자해야 하는데 반해 혼합자산펀드는 이러한 제한 없이 다양한 종류의 펀드설정이 가능하게 됐다.

박용미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향후에는 운용사들의 상품제조 역량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또한 판매회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데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투자자의 니즈를 운용사에 요구해 상품을 개발하는 바텀-업 방식의 활성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통법이 증권업과 자산운용업간의 겸영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및 금융그룹 계열의 대형 운용사들의 우세가 당분간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전체 수탁고의 3분의 2 이상을 상위 10위 운용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중소형회사들의 통합 움직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통펀드' 지고 '대안펀드' 뜨고

동양종금증권은 자통법 이후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펀드와 같은 전통형펀드들의 증가추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쏠림현상에 가까웠던 해외펀드 열풍은 이미 자취를 감춘데다 비과세 혜택 종료가 올해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대안펀드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대상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는 자통법 하에서 실물, 산업, 제조와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대안투자의 시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전통형펀드들은 적립식 비중이 큰 탓에 기존 펀드 규모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지수가 상승하면서 전통형펀드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았던 투자자는 그 비중을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펀드애널리스트는 "전통형펀드는 이미 대표펀드가 정해져 있어, 유형을 대표하는 펀드들은 추가설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운용사들이 펀드를 설정한다면 전통형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형의 상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투자자는 ETF, 전문투자자는 헤지펀드

자통법 이후의 투자는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로 이원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자통법에서는 투자위험 감수능력에 따라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 구분해 투자자 보호와 영업활동 자유 간에 균형을 도모코자 했기 때문.

이에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의 성향을 대표하는 펀드들이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박용미 펀드애널리스트는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형펀드의 성장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기초자산에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열 펀드애널리스트는 "ETF 유형이 아직까진 다양하지 않아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리버스,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한 ETF 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문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투자전략과 유연한 운용방식으로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일반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가입할 수 있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양한 헤지펀드의 전략을 활용한 헤지형펀드가 전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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