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시즌2가 나옵니다 ‘따르릉’

입력 2021-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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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 차장

누구나 자전거와 관련된 추억이 한두 개쯤 있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아버지에게 자전거를 배울 때 장미 넝쿨에 넘어져 다리에 가시가 박혀 울었던 기억이 있다. 뒤에서 잡아주다 슬쩍 손을 놓고 지켜보던 아버지는 순식간에 달려와 일으켜 세워주며 나보다 더 아파하는 듯 보였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기억되는 순간이다.

자전거는 건강 증진, 에너지 절약, 환경 보존, 교통체증 해소 등의 이점을 갖춘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서울에는 공유자전거 이용률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 '따릉이'가 있다. 건강이나 환경보호 같은 거창한 목적보다 저렴한 가격에 편리성까지 갖춰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됐다.

따릉이 회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325만 명이다. 서울시민 3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용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누적 이용 건수만 비교하면 지난해 5900만 건에서 올해 8400만 건으로 약 40% 증가했다. 특히 오전 8∼10시 출근시간대 이용률은 58%, 오후 6∼8시 퇴근시간대 이용률은 41% 급증했다.

지난주 서울시가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따릉이 신규 구매를 위한 내년도 예산이 편성돼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서울시는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다. 빅데이터 기반 따릉이 재배치 프로그램 효과를 모니터링한 후 적정 대수를 확인해 추가도입 여부를 검토하려했다고 설명했다.

며칠 지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인근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 '따릉이 인프라 확대 계획'을 직접 밝혔다. 시민들과 직접 따릉이를 타며 '따릉이 팬'을 인증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따릉이 시즌2'로 공공자전거 인프라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불편사항은 전수 조사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올해 3000대, 내년 3000대를 추가도입할 계획이란다.

공공대여 사업의 양적 질적 성장에도 고민해야할 것은 있다. 따릉이 프로그램이 9년 동안 운영되면서 고치고 손봐야 할 것들도 있을 것이다. 보완할 점을 찾아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따릉이 이용증가와 함께 관련 민원도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에 따르면 따릉이 민원은 2017년 503건에서 올해 8월 기준 2030건으로 4년 새 11배 넘게 급증했다. 자전거 방치 신고가 34%로 가장 많았다. 대여소 설치·이전 16%, 연결거치 통행불편 9% 순이었다.

서울시는 따릉이로 인한 통행 불편과 보행 안전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사고와 도난 방지를 위한 관리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또 합리적인 요금 조정 등 적정 수준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시민들도 편리하게 이용하는 만큼 개인의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또 반드시 따릉이 대여소에 반납하는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서울시의 고민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시민의 발로 자리잡은 따릉이 시즌2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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