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 호가 ‘뚝’…“집값 안정세” vs “일시적 현상”

입력 2021-10-19 17:39수정 2021-10-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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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거래량 전월 대비 42%↓
가격 상승률·매매수급지수 하락
"상승 요인 많아…예단 금물"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송파구의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내부 모습. (이동욱 기자 toto@)
시장 변곡점인가, 숨고르기인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각종 부동산 지표도 하락 신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서울 집값이 앞으로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일부 지역과 아파트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어 시장이 안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03건으로 전월(4179건) 대비 42.5% 줄었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541건에서 올해 1월 5797건으로 떨어진 이후 상반기 내내 4000건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달 들어 급감했다.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7% 올라 전주(0.19%)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달 셋째 주부터 4주 연속(0.2%→0.19%→0.19%→0.17%)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 매수심리를 가늠하는 주택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1.9로 첫째 주(102.8)보다 0.9포인트 내렸다. 9월 첫째 주 107.2에서 둘째 주 107.1로 빠진 데 이어 이후 5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거들떠보지 않는 분위기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면적 67㎡형은 지난주 최고 호가 대비 1억5000만 원 낮춘 19억5000만 원짜리 매물이 나왔으나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해서인지 추석 이후 매수세가 확 꺾였다”며 “급매물이 나와도 비싸다는 인식에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이 빠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일부 단지에선 거래 부진 속에서도 여전히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 59㎡형은 지난달 23일 17억 원에 팔렸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13억6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한 달 만에 15억 원을 넘기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시세는 17억5000만 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재 위축된 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로 조정 국면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집값 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집값을 자극할 만한 요인도 늘려 있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공급(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전세난, 대선 이슈 등 상승 요인이 더 많아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접어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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