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신규 가입 일시 중단…대출 한도 소진에 '속도조절'
토스뱅크가 오픈한 지 2주 만에 신규 고객을 받기 시작했다.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인터넷전문은행임에도 토스뱅크는 지난 주말 신규 가입을 막았다가 18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앞서 금융당국의 규제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면서, 신규 가입도 차단했다..
이날 토스뱅크에 따르면 오전 11시부터 무조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토스뱅크 통장’의 신규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5일 서비스를 오픈한 후 신규 고객을 받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간 토스뱅크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만 통장을 터줘왔다.
지난달부터 토스뱅크가 오픈하기 전까지의 사전 신청자는 100만 명이었다. 오픈한 5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 14일까지는 약 70만 명이었다. 14일 토스뱅크는 통장 개설을 신청한 170만 명에 한해 계좌를 터주기로 결정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누구나 대기 없이 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일 계좌를 개설하는 여타 은행과 달리, 토스뱅크가 계좌 개설 신청한 날부터 실제 계좌 개설까지 수 일이 걸린 이유에는 최근의 대출 중단이 한몫했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대출 금리와 고객에게 내주는 예금 금리의 차이로 수익성을 도모하는 은행이기에, 대출이 중단돼 벌어들일 수 있는 대출 금리가 한정되면 예금 통장을 무한정 개설해줄 수 없어서다. 토스뱅크는 이제 적자가 나더라도 이를 어느정도 떠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날 신규 고객을 다시 받기로 한 이유에 대해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저희 입장에서는 (연 2% 예금 통장은) 고객에게 했던 약정”이라며 “출범 때 했던 약속이다보니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토스뱅크는 신용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사잇돌 대출, 비상금 대출 등의 취급을 올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년 전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예비 인가를 받을 당시 제출한 사업 계획서에 ‘출범한 해 대출 5000억 원을 취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제출했다.
하지만 그사이 가계대출이 급증해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내놓는 등 상황이 급변하자,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한해 대출 총액 한도에서 제외해달라고 했다. 금융위가 이를 거절하면서 토스뱅크의 대출 총액 한도는 5000억 원으로 고정됐다. 결국 토스뱅크는 출범 사흘 만에 이 중 3000억 원을 대출로 내줬고 10일 만에 대출을 중단했다. 다른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풍선 효과로 토스뱅크에 고객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속도를 늦춰야겠다고 판단한 토스뱅크는 예금 통장 개설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예금 통장이 있어야 대출도 가능한 이유에서다. 특히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전체 대출 중 34.9%를 중·저신용자에게 내주겠다고 해 예금 통장 개설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예금 통장을 개설할 수 있게 열어주면 고신용자가 대출 한도를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 신규 통장 개설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토스뱅크는 한계를 보였다. 평일이든 빨간 날이든 상관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일지라도, 금융당국의 심기를 거스를 순 없다는 점이다. 다만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초반에 혼란이 있을 순 있지만 내년부터 정상화되면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