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조사’로 대중 취향 저격…사용성-미학적 가치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비스포크 에어드레서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문화, 날씨, 가치관 등을 지닌 전 세계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만큼, 디자인 완성까지 수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사용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각종 조사결과가 지표로 활용됐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설치 희망 공간, 가족 구성원에 따른 사용 행태, 관리 희망 의류와 아이템 등에 대한 조사가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조사 결과를 종합해 제공할 수 있는 의류 관리 경험을 설계했다. 여기에 작년 출시된 그랑데 AI를 기획하며 취합한 나라별, 세대별 의류 관리 경험 조사에 대한 다각도 분석도 이뤄졌다.
박해윤 디자이너는 “나라별로 옷을 관리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 출시했던 에어드레서의 글로벌 사용 데이터를 토대로 주요 기능의 초석을 다졌다”라고 말하며 “심미성과 조작 편의성에 대한 중간 평가는 물론, 옵션명이나 코스명에 대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접근성 측면에서의 디자인 검토도 이뤄졌다. 최승우 디자이너는 “사용자들의 평균 키와 시야각에 적합한 눈높이를 인간공학적으로 분석해 ‘조작부’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작업을 시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부에 점자를 넣고,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옵션의 기준점 음과 단계별 음을 각각 다르게 적용해 청각 정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심미성과 편리함을 동시에 갖추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박진숙 디자이너는 “옷의 품새를 해치지 않는 옷걸이와 각종 액세서리를 디자인하는 과정은 미학적 가치와 기능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과정"이라며 "사용성이 기반이 되었을 때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인테리어 환경에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요소도 추가됐다. 기존 용량은 유지한 채 도어의 부피는 줄이고, 전면에 보이는 부분을 교체 가능한 패널로 활용했다. 패널로는 미러, 새틴 글래스, 글램 글래스, 코타 메탈 소재, 10가지 색상을 쓸 수 있어 소비자 선택 폭도 넓혔다.
이재진 디자이너는 “거울이 필요하거나 화사한 인테리어를 원한다면 미러나 글램 글라스를, 집안이 차분한 인테리어로 이루어져 있어 톤을 맞추고자 한다면 새틴 글래스나 코타 메탈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