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중사 성추행 가해자 ‘추행사실 인정’…與野 “후속대책 마련해야”

입력 2021-10-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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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가해자 변호인 의견서 공개
"입맞춤 등 사실 인정…불송치 종결 요청"
"軍 경찰과 변호인 간 부정한 결탁 의심"
여야 국감서 "법적ㆍ제도적 최선 다해야"

성추행 피해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고 이예람 중사의 유족이 14일 가해자의 혐의 사실 의견서를 공개하면서 특검을 촉구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공군은 여야로부터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질타를 받았다.

◇"李중사 성추행 가해자, 추행사실 인정…진실 밝혀야"

(연합뉴스)

이날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중사의 변호인이 지난 4월5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센터는 "가해자 장모 중사 측 변호인은 지난 4월 5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낸 의견서에서 장 중사가 피해자의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지는 한편 입맞춤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자 측이 나머지 구체적인 피의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부인하며 사건을 불송치로 종결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또 의견서에는 ‘피의자는 최근 피해자의 국선변호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고, 이에 피해자가 진실된 사과를 받아주겠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두고, 군인권센터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반박했다.

센터는 “이 시기 피해자와 가족들은 일관되게 가해자 엄중 처벌은 물론, 2차 가해자에 대한 엄중 조사, 처벌까지 요구하고 있었다”며 “의견서만 보면 마치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게끔 수사기관을 기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사경찰과 가해자 측 변호인 간 교감이 의심되는 대목도 있다고 짚었다.

군인권센터는 "군사경찰은 3월 30일에 송치를 준비했으나 이를 한 차례 연기했다가 변호인 의견서를 받은 지 이틀 뒤인 4월 7일에 가해자 주장을 적극적으로 인용해 불구속 송치했다"며 "경찰과 변호인 간에 부정한 결탁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공군 “2차 피해방지, 전문상담관 인력 확대”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14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공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같은날 공군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후속 대책을 촉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이 중사 유족 등에 대한 후속조치와 관련,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에게 "가족들을 다시 만나 주시고 장례를 잘 치를 수 있게 공군이 직접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수사가 미진한 부분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랑 다룰 문제고, 공군에서는 소속 부대원의 문제인 만큼 직접 나서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5월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철저한 수사 등을 요구하면서 이 중사의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에 안치한 채 장례를 미루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적,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최선은 다하되 인간적, 도의적으로 공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마지막까지 경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이 중사 부친이 이따금 연락해온다면서 "부친은 (유족 측이 요구 중인) 특검에 대한 민주당 입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며 "거기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못 드리는 고통과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한 지휘, 감독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도 배석했다.

이에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전 실장에게 “이번 사안은 군사경찰이 1차 책임이라고 본다”면서도 “더 못지않게 군검찰의 책임도 크다”고 짚었다.

전 실장이 공군 법무병과 내 첫 장군 진급자인 점을 언급하며 “재직하는 동안 참모총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확실히 개혁해줘야 한다”고 주문하자 전 실장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한편 군인권센터와 유족은 오는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이 중사를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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