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
정은보 원장 “법적 권한 없어
금융사 사회적 책임 유도할 것”
정 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하나은행, SK증권에 대한 검사 계획 질문에 “검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고, 법적인 요건이 충족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하나은행과 SK증권이 금융실명법을 내세우며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차명 투자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원장은 “금융감독 기관으로서 진행에 충실해야 하는 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며 “검경수사권 이후에 관련된 검사 하겠다고 한 것은 현재 수사당국에서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수사의 결과에 따라서 행정적인 측면에서 감독원에 검사해야 할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를 나가는 데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당시에는 검사할만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현재 규정상으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회계감리를 실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사나 감리 관련해서는 법적인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 하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법을 우선하는 정 원장의 발언은 채용 비리 관련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 이후 우리·대구·부산은행과 달리 광주은행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질문에 답하면서다.
정 원장은 “금융회사에서 대해서 금감원이 관련된 조사를 하고 관련 제재를 하는 것은 금융 관련 법 위반을 전제로 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채용과 관련된 잘못된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 권한을 가지고 할 여지는 없다. 다만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인지 책임에 대해서 어떻게 권고하고 유도할 수 있을지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언급한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 위기)’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정 원장은 “시장 여건이 반전됐을 때 위험한 부분이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 증권 쪽에서는 신용매입과 같은 부분”이라며 “신용대출은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대출이기 때문에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저희도 타이트하게 관련 제도를 바꿨다”며 “기존 소득 2배까지 되던 것을 1배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퍼펙트 스톰과 관련해서 그는 “처음에는 태풍이 크지 않게 발생했지만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태풍의 힘을 배가하는 과정에서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저금리 기조나 인구 구조적 문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그러하다”고 꼽았다.
아울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의 독립을 위해 입법개정이 필요하냐”는 “금융위와 상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