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평짜리 아파트가 공급해소? 님비 아니다”
해당 부지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일대에 LH가 보유 중인 땅(면적 8264㎡)이다. 여의도 성모병원 옆에 자리한 이 땅은 학교용지로 지정됐으나 여의도에 이제는 학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40년간 공터로 남아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주민협의회는 최근 삼익아파트 등 아파트지구 내 건물 외벽에 ‘재건축은 틀어막고 닭장임대 졸속 추진, 여의도 주민 무시하냐’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인근 도로에도 ‘닭장임대 결사 반대, 지켜내자 금융특구’, ‘여의주민 시체 위에 닭장임대 지어봐라’ 등 임대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다.
여의도주민협의회는 1, 2차에 걸친 청원 운동을 벌였고, 약 1만 명의 주민들은 임대주택 건립 반대 의견을 담은 청원서에 서명했다.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용지 철조망에 검은 리본을 다는 블랙시위를 개최하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은 정부가 지난해 8ㆍ4 공급 대책을 통해 이 용지에 30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게다가 최근 LH가 이곳에 수요조사 등 검토를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주민들은 여의도 일대 재건축을 틀어막고는 공급이 부족하다며 소형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의 논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익아파트 주민 A 씨는 “주택 공급에 효과적인 재건축은 막아놓고 7평짜리 임대아파트 300가구로 주택난을 해소할 수 있겠냐”며 “누가 자기 집 앞마당에 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걸 반기겠느냐”고 반문했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는 16곳에 달하지만, 조합 설립을 마친 단지는 시범아파트와 광장아파트뿐이다. 대부분 단지가 이미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넘어섰으며 40년을 넘어선 곳도 많다. 서울시가 시범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검토 중이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기부채납ㆍ임대주택 등 재건축 요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LH 관계자는 “해당 용지는 8ㆍ4대책에서 정해진 사항 외에 주택의 유형 등 구체적인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사업 추진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