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조 징수 쉽지 않아…압류·매각 등 강제징수 추진
국세 체납액이 1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납액은 서울 서초와 강남이 가장 많았다. 체납액의 약 90%는 징수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정부는 재산 압류와 매각을 비롯해 출국금지, 명단 공개 등을 강제징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29일 국세청이 발표한 3차 국세통계 수시공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세 누계 체납액은 98조7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매년 12월 국세통계연보를 발간하고, 그 전 국세통계를 2회 공개한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통계 제공을 위해 올해부터는 이를 수시공개로 전환하고 국세통계포털(TASIS)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는 연대납세의무자와 제2차 납세의무자 등 중복 체납을 제외하고 체납액을 집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누계체납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누계체납액은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5년(5억 원 이상은 10년)이 완성되지 않은 체납액으로 '정리 중 체납액'과 '정리보류 체납액'이 모두 포함된다.
'정리 중 체납액'은 징수 가능성이 커 국세청이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인 체납액으로, 6월 기준 누계체납액의 10.1%인 9조9406억 원으로 나타났다.
'정리보류 체납액'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된 경우, 강제징수를 진행했으나 부족한 경우 등 징수 가능성이 낮은 체납액으로 89.9%에 달하는 88조7961억 원이었다.
실제로 받기가 힘든 체납액이다. 국세청은 정리보류 체납액을 전산으로 관리해 체납자의 소득·재산 변동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재산이 발견되면 강제징수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독촉, 재산 조사, 재산 압류, 압류 재산 매각 등의 절차를 통해 체납자에 대한 강제징수를 진행한다. 제3자 명의로 재산을 숨긴 것으로 의심되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은닉재산을 추적해 소송을 걸고 현금과 채권을 확보한다.
악의적인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현장 수색과 고발, 소송 제기 등을 통해 징수 실적을 올리고, 지난해 이후 체납자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될 경우 구치소에 보내는 감치 제도도 운영 중이다.
체납액을 세목별로 보면 부가가치세가 26조6124억 원(36.6%)으로 가장 많았고, 소득세 21조8892억 원(30.1%), 양도소득세 11조8470억 원(16.3%), 법인세 8조4959억 원(11.7%), 상속·증여세 2조6425억 원(2.7%)과 종합부동산세 5311억 원(0.5%) 순이었다.
지역별로 누계체납액이 많은 곳은 서울 강남권에 집중됐다. 체납액 1위는 서울 서초세무서로 2조3657억 원에 달했다. 이어 서울 강남세무서가 2조3178억 원으로 2위였고, 경기 안산세무서 2조2169억 원, 서울 삼성세무서 2조2123억 원, 서울 역삼세무서가 2조947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납액이 적은 곳은 경북 영덕세무서로 554억 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