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
디지털기기 및 제대혈은행 사업으로 널리 알려진 이노GDN이 구명정 및 특수선을 제조 생산하는 기업인 현대라이프보트를 만나 2009년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 코스닥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이노GDN의 주력 사업분야 중 하나인 디지털기기 산업은 그동안 디자인과 새로운 부품개발에 따른 기술 향상으로 제품의 성능 대비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로 부각, 최근 저임금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높여가는 중국기업들의 급부상으로 디지털기기 산업은 현재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변한 가운데 정체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제대혈은행 사업 역시 제대혈 자체의 내성적 능력과 가능성보다 제대혈 외적인 요인들에 의한 문제점으로 관련 시장은 여전히 혼탁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채취와 보관에 관한 문제가 현재 대부분인데 일례로 채취 과정에서 업체들의 출혈경쟁, 이와 연관된 채혈료의 과다 지불 문제, 제대혈 관리에 대한 강제성 있는 통제법률의 결여 등이 이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력 사업 분야의 업황이 밝지 않은 가운데 자본 일부 잠식 및 영업 적자 등 기존 사업에서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이노GDN은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고 현대라이프보트와 하이쎌을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하이쎌의 계열회사인 현대라이프보트는 지난해 11월 이노GDN에게 전환청구 신청 및 경영권인수 계약을 맺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이쎌은 그로부터 한달 뒤인 12월 현대라이프보트가 인수한 이노GDN의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현대라이프보트 주식 73.4%(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현물 출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노GDN 주식 66.43%를 취득해 대주주로 재차 올라서게 됐고 이노GDN은 현대라이프보트의 모회사로 편입시켰다. 다시 말해, 하이쎌은 자회사인 이노GDN을 통해 현대라이프보트를 손자회사로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현대라이프보트의 대주주는 이노GDN으로 변경됐고 기존 대주주였던 하이쎌은 현대라이프보트 지분매각의 대가로 이노GDN의 주식을 교부받게 됨으로써 하이쎌-이노GDN-현대라이프보트의 지분 구도가 만들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에 실시된 하이쎌의 현물 출자를 통한 지분 구도 변경이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절실했던 이노GDN를 현대라이프보트 편입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노GDN측 관계자 역시 "최근 하이쎌의 현물 출자로 인해 관리 종목으로 편입될 수 있었던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고 현대라이프보트가 갖고 있는 핵심 사업 역량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라이프보트 강점 하나- 국내 구명정 시장 사실상 싹쓸이
지난해 4월 요트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현대요트를 설립, 이후 요트 자재공급 및 리모델링 전문기업인 'SSU마린'과 데빗 등의 조선기자재를 제조하는 '바다중공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같은 사업영역 확장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들의 부채비율이 0%~40% 수준으로 안정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형태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기업으로서 그동안 시장으로부터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한 불경기에도 구명정 제조와 관련해 수주잔량과 수주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향후 3년간 일감을 미리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섭 현대라이프보트 영업팀장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준으로 월 수주량이 104척을 기록한 가운데 수주잔량 기준으로는 1500척을 돌파했고 수주금액 기준으로도 6000만달러를 기록해 이를 원화가치로 환산시 약 780억원(환율 1300원기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또 "현재 생산 구명정의 95% 이상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소로 납품하다 보니 최근 중소조선소의 계약 취소등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특히 중국의 조선업이 급속히 위축됨에 따라 중국 경쟁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라이프보트 강점 둘-로열티 개념의 서비스 용역 수수료 수익 돋보여
현대라이프보트는 제조업체면서도 기술 로얄티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용역 수수료를 챙기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구명정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연 1회 수시점검과 5년에 1회 정기점검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명정을 점검하는 사람의 경우 제조회사로부터 기술전수를 받고 에이전트 자격을 확보한 사업자들이라는 제한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의무규정으로 인해 구명정 점검 에이전트의 수익성은 검사할 구명정의 대수와 상관관계에 놓인다. 따라서 기존에 구명정을 많이 생산한 기업의 에이전트가 되고자 희망하는 것인 당연하다.
현대라이프보트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온 에이전트 희망자를 대상으로 매년 2회의 기술전수 교육과 에이전트 자격을 부여해왔고 이미 교육을 거쳐 에이전트의 자격을 취득한 후 활동하는 에이전트가 세계 40개국에 87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현 현대라이프보트 서비스에이전트 팀장은 "해외 에이전트들은 자국에서 선박 및 선박부품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이들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은 국내의 요트 및 선박부품의 수출거점으로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올 2009년은 이러한 세계적 네트워크를 통해 구명정 점검 수수료 뿐만 아니라 엔진 및 선박부품의 판매 및 자회사를 통해 제작중인 요트의 수출 등으로 그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이 분야 역시 황금알을 낳는 사업분야로 집중적인 육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들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중소 제조업체가 갖는 구조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이를 수익원으로 확대 재생산 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전략에 시장은 현대라이프보트와 이노GDN을 주목하고 있다.
[인터뷰] 남상우 하이쎌 총괄사장
Q. 이노GDN을 사업 파트너로 지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현대라이프보트와 그 자회사인 현대요트가 추진하고 있는 운하 관광선 및 요트, 해양레저관련 특수선 등 시장점유율 확대에 있어 이노GDN이 보유한 디자인 역량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동안의 외형적 성장을 넘어 이제는 브랜드의 전략적 관리를 위해 질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 산업디자인 설계 및 마케팅 컨설팅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이노GDN을 파트너로 지목한 것이다.
특히, 설계 변경의 경우 제조업체에게 있어 원가 절감을 위한 구조적인 틀을 마련해주는 작업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경기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국내 최고의 산업디자인 역량을 보유한 이노GDN과 현대라이프보트 및 자회사인 현대요트의 기술력을 결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일만 남았다. 이제 2009년 실적으로 모든 걸 말하겠다.
Q. 그렇다면 기존의 디지털기기 및 제대혈은행 사업 등 여타 사업 부문은 정리할 계획인가?
A. 먼저 디지털기기 및 제대혈 은행 사업에서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완전히 철수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이노GDN이 관련 사업 분야의 경쟁 심화로 성장 동력이 정체된 감이 없지 않은 모습이지만 설비투자를 일정 부분 이상 일궈놓은 상황이고 엄연히 회사 매출의 일정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수익성과 시장 전망을 토대로 비주력 사업군을 정리, 알짜 자회사인 현대라이프보트를 필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달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이미 주주들에게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한 몇몇 사업들을 정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Q. 올 2009년 경영 전략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이노GDN은 현대라이프보트라는 '캐시 카우'를 통해 2009년 다시 한 번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이쎌이 대주주로서 지분의 60%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 위협에 시달리며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몇몇 코스닥 기업과는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해양 구명정 및 구명정 진수장치 제조 및 판매업과 더불어 자회사인 현대요트를 통한 해양 레저 서비스 기업으로 질적인 도약을 앞둔 상황이다.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현재 주가가 경기침체 여파와 실적 악화 우려로 제 평가를 못받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만이 정답이라는 생각으로 2009년 한 해를 헤쳐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