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안정적 시나리오...불황 이겨낼 묘수를 찾아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가 내달부터 위기극복을 위한 경영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설 연휴가 지나면서 아직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국내 주요 그룹들이 속속 경영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8∼29일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문이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의 이후에도 구체적인 삼성전자의 경영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외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비록 단기 경영계획이라고 하더라도 계획수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우 현재 다보스 포럼에 참가 중인 최태원 회장이 귀국한 내달 1일 이후 본격적인 경영계획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이미 각 계열사에 시나리오별 경영계획 수립을 지시한 상태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SK그룹은 2월 중 경영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설 연휴가 지나면서 그룹 경영전략본부를 중심으로 올해 사업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장기화되고 있는 금호생명 매각 작업도 마무리해야 하는 등 산적된 경영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현대중공업과 함께 맹주자리를 다투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내달 중에 올해 수주와 매출 목표 등 경영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설 연휴가 지남에 따라 이번 주부터 실무부서에서 올해 수주와 매출 목표 등 경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주 중에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9∼30일 이틀동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주재로 임원 세미나를 가지면서 올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안마련에 들어갔다. 이르면 다음주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운-조선-철강-자동차' 등 사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업종의 기업들은 관련기업들의 동향과 사업계획이 자사 경영계획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업종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비록 경기상황이 불투명하다고 하더라도 계획 없는 경영을 할 수는 없다"며 "주요기업들이 대부분 원가절감 등 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연간 사업계획을 짜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지만, 설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계획 마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체적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에도 생존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