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 코앞인데… 이재명 "수박 기득권" 비하성 발언 논란

입력 2021-09-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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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전 광주 남구 한 미혼모 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호남경선을 앞두고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호남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들을 비하하는 '수박'이란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관해 부인하며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먼저 사용했고, 이를 본 경쟁 후보 이낙연 전 대표는 “혐오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22일 “이재명 후보마저 ‘수박’이라는 혐오표현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이 대변인은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낙연 캠프와 우리 사회의 보수기득권자들이 한통속으로 자신을 공격하고 있고 자신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나 싶지만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혐오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앞서 이 지사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저에게 공영개발을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을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적으면서 비롯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수박’이라는 표현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호남 비하 표현으로 일부 사용돼왔다.

이 대변인은 지난 16일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호남 비하 명칭(경멸하는 명칭)이다. 사용을 멈춰 달라”는 논평을 낸 바 있다.

그러던 닷새 만에 이 지사 측이 해당 표현을 다시 사용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지사 캠프 측은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표현하는 관용적 표현’일 뿐”이라며 “갑자기 광주 5·18과 연결 짓는 이낙연 캠프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측 이 대변인은 “경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의 지지자를 문파, 똥파리, 수박이라고 공격하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 적개심, 언어적 폭력을 선동해왔다”면서 “호남을 비하, 배제하는 용어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재명 캠프와 지지자들은 이런 요청에 대해 ‘관용구로 사용했을 뿐이다’며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자들에 대한 관용구로 쓰고 있다고 해도 이 또한 상대 후보와 캠프에 대해 혐오와 배제를 선동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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