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
우리의 마음이 손상되어도 이러한 복원력이 작동된다. 마음이 손상되었다는 것은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의미도 되는데 정신질환을 이겨내고 다시 건강한 정신 상태로 되돌리려는 작업은 뇌에서 작동된다. 우리 마음의 등불은 연속되는 고난과 상처에 흔들릴 수밖에 없지만 회복 탄력성의 역할 덕분에 쉽게 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음 건강의 정도를 가늠한다면서 무슨 정신질환이 있는지 혹은 얼마나 심한지 판단하는 것에 익숙하다. 정신질환이 있고 없고의 판단은 도리어 회복 탄력성의 작용을 경직되게 만들 수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담가는 클라이언트가 현재의 고난과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가늠해야 한다. 그래야 클라이언트가 진행하는 회복의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회복 탄력성은 자기 수용적 탄력성을 거쳐서 외부 지향적 탄력성으로 작동된다. ‘자기 수용적 탄력성’은 삶의 고난과 고통에 아파하고 때로는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이를 견뎌내고 수용해 나가는 과정이다. 즉, 외부의 충격을 완충해서 전달하는 자동차의 범퍼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편, 마음에서 작동되는 신비롭고 역동적인 기능이 ‘외부 지향적 탄력성’이다. 이것은 외부의 충격을 완충하는 것을 넘어서 그 반동을 더 크게 키워서 발산하는 힘이다. 봄에 장미의 새순을 따주면 상처받은 가지 끝에서 새롭게 여러 순이 돋아나서 훨씬 더 많은 꽃을 피워내는 것처럼 말이다.
무언가를 걸레로 닦으면 오물이 되는 것이고, 붕대로 감으면 상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밭으로 받아낸 상처는 거름이 되고 성숙으로 열매 맺는다.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