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화이트리스트’ 만들어 VIP 관리...규정 예외 적용

입력 2021-09-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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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프로그램 통해 유명인과 정치인 등에 특혜
폭력 선동, 선정적 게시물 등도 게시 가능케 해
폭로 문서 일부는 의회에 넘어간 상황

▲3D 프린팅된 페이스북 로고가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VIP 고객을 별도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VIP에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식으로 일반 사용자를 기만한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Xcheck’로 불리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만 명의 유명인과 정치인, 언론인 등에게 특권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WSJ가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유명 계정에 대한 품질 관리 조치 차원으로 만들어졌으며,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이들은 페이스북의 제재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특히 ‘괴롭힘’이나 ‘폭력 선동’ 등 일반 사용자가 게시했다면 제재받았을 게시물도 이들의 경우 예외로 허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가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제소한 여성의 누드 사진을 공개한 것이 대표 사례다.

그 밖에 “백신은 인체에 치명적이다”라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난민들을 ‘짐승’이라고 불렀다”는 등 사실 검증이 되지 않은 선동적인 게시물이 특정 계정을 통해 버젓이 공유되기도 했다.

6월 페이스북은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특정 시스템이 ‘소수의 결정’에만 활용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렇게 규제를 피해간 VIP가 작년에만 580만 명에 달한다고 WSJ는 폭로했다.

앤드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Xcheck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다”면서도 “이 시스템은 콘텐츠에 대한 정책을 정확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회사는 화이트리스트 관행을 단계적으로 없애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공개된) 내부 자료 대부분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는 오래된 정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문서 일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의회에까지 넘어갔다고 전했다. 특히 문서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고위 경영진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초안과 직원 토론 내용이 포함되는 등 페이스북 내에서 화이트리스트가 조직적으로 다뤄졌음을 시사한 것이 주목할 점이다.

WSJ는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 내에서 보이지 않는 엘리트 계층을 만들었다”며 “저커버그는 과거 콘텐츠 삭제 조치 중 10%를 잘못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XCheck에 포함된 사용자는 더 우호적인 대우를 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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