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쌍용차 본입찰…사실상 'SM vs 에디슨' 양강 구도

입력 2021-09-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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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수제안서 접수 마감…'자금력ㆍ사업 능력'이 주요 평가 기준

▲쌍용차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평택공장 앞에 걸려있다. (사진제공=쌍용차)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자동차의 본입찰이 다가오며 인수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상 자금과 사업 능력을 갖춘 SM그룹,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15일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본입찰이 마감되면 인수 후보군이 제시한 인수 가격, 사업 운영 계획 등을 파악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본 실사와 투자계약 절차를 밟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중 △SM(삼라마이다스)그룹 △에디슨모터스 △카디널 원 모터스 △케이팝모터스 △하이젠솔루션 △이엘비앤티 △인디(INDI) EV 등 7곳이 예비실사를 마쳤다. 한 인수 희망자에 따르면 쌍용차는 실사 과정에서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4% 달성’ 등 다소 보수적인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인수 후보군은 이를 토대로 최종적인 입찰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서 주된 평가 기준은 자금력과 사업 계획이 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 중 ‘가격’과 ‘회사 운영 방침’에 가장 높은 배점을 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수전은 사실상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의 양강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SM그룹은 자금 조달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SM그룹은 재계 자산순위 38위에 올라있다. 자산총액만 해도 10조45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내부 조달만으로도 충분히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쌍용차 인수에 외부 자금은 일절 쓰지 않겠다. 자체 자금으로 쌍용차를 인수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쌍용차의 공익 채권(약 3900억 원)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금액은 약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부품사를 보유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SM그룹은 범퍼류를 만드는 남선알미늄과 시트 소재를 생산하는 티케이케미칼 등 부품사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품사 ‘화진’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지코’까지 계열사로 편입했다. 화진과 지코는 현대차ㆍ기아의 1차 협력사로 규모가 있는 업체로 꼽힌다. 특히, 지코는 전동식워터펌프, 통합 열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해 전동화 전환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완성차 생산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과 완성차 제조는 차원이 다른 사업이다. 부품사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 자체가 쌍용차 인수에 강점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에디슨모터스와 키스톤PE, KCGI가 지난달 9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왼쪽부터 한천수 쎄미시스코 CFO, 키스톤PE 마영민 대표,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이사, KCGI 강성부 대표, TG투자 이병협 대표. (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또 다른 유력 인수 후보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기술력이 강점이다. 2015년 설립된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전기버스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상품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스마트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적용하면 테슬라보다 더 멋진 차를 만들 자신이 있다”라며 “3~5년 이내에 흑자를 이뤄낼 자신이 있다. 제가 가진 지분의 배당금은 임직원 복지와 연봉 인상에 사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KCGI(강성부 펀드) 등 사모펀드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자금력에 대한 우려도 덜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인수자금 2700억 원을 확보했고, KCGI와 키스톤PE는 추가로 약 4000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 승용차 제조 경험이 없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승용차는 버스와 달리 공간이 제한적이라 상용차에 적용하던 기술을 활용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다양한 제품군을 대량생산해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약점”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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