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에서 립스틱도?" 뷰티업계, 배달·온라인 플랫폼 맞손

입력 2021-09-09 15:20수정 2021-09-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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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판매 채널, 브랜드숍→H&B스토어→배달ㆍ온라인 플랫폼 이동
아리따움-요기요 MOU…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 지난해 12조 원↑

치킨과 립스틱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시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뷰티업계의 판매 지형을 바꾸면서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뷰티업계가 배달, 온라인 플랫폼과 손잡으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화장품 판매채널이 화장품 브랜드숍, 헬스앤뷰티(H&B) 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플랫폼과 신생 패션 뷰티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다. 소비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디지털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밀레니얼 세대까지 포섭하려는 전략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성장세다. 2017년 9조 5117억 원이었던 뷰티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해 12조4712억 원을 기록하며 31%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누계 기준 역시 6조309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철수 행진'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집계 기준 주요 뷰티 오프라인 로드숍 매장수를 보면 2018년 1250개였던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매장은 지난해 1003개로 줄었다. 화장품 로드숍 1세대로 불리던 미샤, 토니모리, 에뛰드 등도 같은 기간 각각 304개, 318개, 370개에서 214개, 223개, 239개로 감소했다.

▲요기요 X 아리따움 배달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에 참가한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디비전장 박태호 상무(사진 오른쪽),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박해웅 플랫폼사업본부 부사장(사진 왼쪽) (아리따움)

뷰티 업계는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과 맞손을 잡고 있다. 온라인 거래액 중에서도 가장 증가폭이 컸던 부문이 배달이었던 만큼 배달 플랫폼 업체에 입점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물건을 빨리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은 이날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치킨 등 배달음식을 주로 파는 요기요에서 아리따움 매장 제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배달 주소지를 설정하면 근처 아리따움 매장에서 즉시배송을 통해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현재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서비스를 전국 아리따움 매장으로 확대하고 공동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디비전장 박태호 상무는 “국내 대표 배달앱 요기요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통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도 고객과 매장의 원활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의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CJ올리브영)

토니모리, 에뛰드 하우스 등 주요 로드숍 브랜드 역시 배달의민족 B마트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배달의민족 앱 내 실시간 배송 서비스인 B마트에서 베스트셀러 및 온라인몰에서 판매했던 품목에 대해 빠른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역시 지난해 심부름배달 서비스 김집사와 제휴해 당일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 가능 점포는 서울 송파와 경기도 수지, 분당, 용인, 수원 등 5개 매장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자체 앱에서 배달 서비스를 키웠다. 올리브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부터 일찌감치 배달서비스 '오늘드림'을 도입했다. 오늘드림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올리브영 온라인 몰과 모바일 앱에서 구매한 상품을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배달해준다. 평균 배송 시간은 55분으로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빠른 배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다.

에이블리, 브랜디 등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생 패션 플랫폼이 뷰티 카테고리를 속속 론칭하면서 옷과 함께 화장품까지 빠르게 배송해주자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투쿨포스쿨 등 1020세대 겨냥 뷰티 브랜드가 '브랜디'에 입점해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헤라·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유수 제품들 역시 이들 신생 패션 플랫폼 업체에 들어섰다. 성장세도 뚜렷하다. 지난 3월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한 에이블리는 이 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며 론칭 초기 대비 7월 기준 거래액이 30배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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