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팬데믹 언젠간 끝난다…K진단키트업계, 체질 개선이 돌파구

입력 2021-09-04 15:00수정 2021-09-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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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으로 전문성 강화와 신약개발 등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다시 호황을 맞은 국내 진단 장비 업체들의 매출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품목은 적게는 60%, 많게는 90%까지 차지한다. 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 이후까지 업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진단 장비에 대한 수요가 줄더라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업 확장과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경쟁업체들이 늘면서 단가가 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를 포함해 국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질적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잘하는 것 더 키우자”…전문성 살리는 업체 생존전략

씨젠은 ‘분자진단 시약 제조’ 회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핵심은 분자진단 시약의 개발 및 공급이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장비 외에 HPV(인유두종바이러스), 자궁경부암, 성 감염증 등 소화기·감염병 검출을 위한 150여 종의 진단 시약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시약의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장비 수출을 통해 록인 효과(고객 묶어두기)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일반 병원 등 분자진단 접근성을 높이는 ‘분자진단의 일상화’도 목표로 삼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현재 분자진단에 대한 인식도 높아진 데다 전 세계에 씨젠 진단 장비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설치됐다”라며 “이 장비는 자사의 시약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진단 시약 포트폴리오도 확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종료 후 매출 급감은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제품 매출이 2019년에 1200억 원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오히려 2~3배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현재 진단사업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력 제품인 코로나19 신속진단 장비 ‘스탠다드 큐(Standard Q)‘는 물론 현장진단(POC) 기기 등 진단 가능 제품을 꾸준히 개발·수출해 시장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공모자금으로 첨단 기술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해 디지털 분자진단으로 사업 확대도 계획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제조 및 유통사와 인수합병(인수·합병)을 검토중”이라며 “유럽은 물론 아시아 비중도 계속 늘고 있는 데다 미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최근 POC 확진 검사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코로나19 진단을 포함한 150여 종 이상의 진단 가능 제품 개발 및 수출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카드 꺼낸 업체, 자회사 설립·인수 나서

기존 진단 장비 사업 외에 신약개발에 나서는 등 사업 확장을 노리는 업체도 있다. 랩지노믹스는 액체 생체검사 기반 플랫폼을 보유한 항암신약 개발 기업인 에이비온에 투자하고 시프트바이오와 100억 원 규모의 항암치료제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신약사업본부를 출범해 본격적인 신약개발 행보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개인 유전체 분석서비스(PGS) 사업 강화를 위해 쥬비스, 휴온스, 핏펫 등의 업체들과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신재훈 랩지노믹스 이사는 “이미 진단 장비 시장은 포화상태다. 진단 장비 사업이 당장 현금창출원은 될 수 있어도 향후 성장동력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진단 장비 사업과 신약개발사업 모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자회사 써나젠 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며 신약개발을 가속화한다. 알츠하이머, 원형탈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특발성 폐섬유증(IPF) 등 15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폐섬유증 치료 신약후보물질(SAMiRNA-AREG)에 대해 연내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해 사업화를 진행 중이며, 분자진단 글로벌센터와 GMP공장 구축 등 생산설비투자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는 양질의 진단 장비를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물론 기술력을 갖춘 기업 인수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동시진단 장비처럼 다른 변이에 맞는 신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국내 상위 업체들의 자본력을 통해 좋은 기술력을 가진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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