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이 점수론 청약 당첨 꿈도 못 꿔요”
전문가 “공급 늘리고 자산규모 따라 제한해야”
아파트 청약시장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후끈 달아오르면서 지방에서도 당첨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한 강원 강릉시 교동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46.9대 1을 기록했다. 강원도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당첨자 중 최고 청약 가점은 만점(84점)에 가까운 81점이었다. 당첨 커트라인도 57점에 달했다.
분양 열기가 한풀 꺾인 부산에서도 당첨 커트라인이 5인 가족 기준 만점(74점)을 넘긴 단지가 나왔다. 앞서 6월 분양한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초읍 하늘채 포레스원’ 아파트는 평균 경쟁률 77.4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최고 당첨 가점은 75점, 최저 가점은 53점을 기록했다.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유일한 기회로 여겨졌던 청약 당첨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서울지역 신규 분양아파트 최저 당첨 가점은 2017년 31점에서 올해 57점으로 뛰어올랐다. 지방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들도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서울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청약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가점이 낮은 20~30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점은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가입 기간(17점)을 합산해 총 84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에서 나온 최저 가점 57점은 가구주가 39세인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원활한 주택 공급과 함께 주택 외 토지 등 기타 자산 규모에 따른 1순위 청약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