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김포대리점주 사망…대리점연합 "노조 파업ㆍ집단 괴롭힘 때문"

입력 2021-08-31 16:11수정 2021-08-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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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연합 "정부는 철저한 진상 조사 통해 대책 방안 강구해야"

▲지난 30일 사망 전 이씨가 남긴 유서의 일부.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

경기도 김포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해온 40대 대리점 사장 이모씨가 사망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이씨는 사망 현장에 A4지 2장의 자필 편지를 남겼다.

31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이씨 사망 현장에 남겨진 편지”라며 해당 유서를 공개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대한통운 시절 열악한 환경 속 밤새어가며 일을 했고, 합병 전 대리점을 차리게 돼 소수로 시작해 늘어나는 신도시 구역과 업체를 관리해오며 올해 3번째 분구(구역 나눔) 계획을 진행하다 구성원과의 의견 차이로 결렬됐다”라며 “그들의 선택은 노조였다”고 썼다.

그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씨는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라며 “저는 더는 버틸 수가 없다. 너무 힘들다”고 자포자기 심정을 밝혔다.

그는 “너희들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죽음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 있었단 걸 잊지 말길 바란다”며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지속적인 괴롭힘과 공격적인 언행은 이를 겪는 한 사람에겐 정신적 고통과 상실감, 괴리감, 우울증, 대인기피증까지 오게 했다”라고 적었다.

특히 “노조 지회장과 그 소속 대리점 여러분은 한 사람에 대한 괴롭힘을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편지 마지막 부분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담았다. 그는 딸과 두 아들에게 “너희 때문에 여기까지 버텨왔는데 아빠가 너무 힘들다. 아빠 없는 아이들, 그게 아빠의 마지막 발목까지 잡았지만 너무 괴롭고 고통스럽다”고 자책했다.

이어 “이기적인 결정 너무도 미안하다. 너희에게 항상 웃음만을 주려 살아온 아빠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구나. 너희 옆에서 함께 지켜보고 싶은 게 너무도 많은데 아빠는 마지막까지 부족하다”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부인을 향해서도 “내 삶의 시작이자 끝인 한 여자”라며 “못난 남편 만나 이해해주며 살아온 시간, 죽어서도 용서를 구할게. 미안하고 사랑해”라고 남겼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은 이씨의 사망에 대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의 책임을 규탄하고 나섰다.

대리점연합은 이씨가 택배노조의 불법 파업과 협박, 명예훼손 등 괴롭힘으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리점연합은 노조에는 사과를, 정부에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씨는 김포 지회장 등 노조원 12명의 이름을 밝히며 응당한 처벌을 바라는 한편, 다른 대리점을 대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멈추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대리점연합은 이씨의 죽음에 고용노동부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연합은 "2017년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노조필증을 발급하고 그동안 방조해온 고용노동부로 인해 세 아이의 아버지가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 보고 세상을 떠났다"며 "이는 이미 예고된 결과였으며 정부는 민주노총의 어떠한 불법행위에도 그저 눈치만 보며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노조의 만행을 방조할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과 실현을 통해 건전한 노사 관계를 정립해야 하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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