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산안] "세금 중심의 확장재정은 비효율적…경제에 악영향"

입력 2021-08-31 11:10수정 2021-08-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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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예산안 전문가 진단

▲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이 8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및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광효 조세총괄정책관, 나주범 재정혁신국장, 안도걸 차관, 최상대 예산실장, 김완섭 예산총괄심의관, 김병환 경제정책국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2022년 예산안을 올해보다도 8.3% 늘어난 604조4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면서 이번에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백신과 방역, 소상공인 지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의 양극화 대응 등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해 대체로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확장적 재정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기존 사업에 규모만 추가하는 등 재정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인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GDP 성장률은 1%도 되지 않고, 1인당 국민소득도 제자리 수준인데 세금은 말없이 늘어났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민간 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해서 해온 국가인데 이처럼 세금 중심의 국가주도 경제는 비효율을 넘어 경제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확장적 재정 정책을 쓸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피해를 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전 국민에 뿌리는 등 무작정 지출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8%대 증가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증가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매우 높은 편"이라며 "사업들을 보면 기존 사업에 재정 규모를 추가하는 형태의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결국은 국민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민간 부분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21년~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2023년 이후부터는 경제회복 추이에 맞춰 재정 총량을 관리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부터는 차기 정부가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재정관리의 몫을 다음 정부에 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홍기용 교수는 "주식·코인 등 대한 과세도 2022년부터 시작하면 선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부 2023년으로 넘겨버렸다"며 "재정 관리를 다음 정부에 넘긴 것도 정치적 차원에서의 의사결정일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확장적 재정 정책이 선거를 염두에 둔 일종의 '전략'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김정식 교수는 "본래 선거가 있기 전에는 집권 득표에 유리하도록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곤 했는데 이번에는 한국은행이 오히려 금리를 높였다"며 "정치권이 통화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을 쓰는 것이 경기 부양이나 선거 득표에도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국가채무비율의 증가율에 대해서도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예측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25년에는 58.8%에 달한다. 지난 2020~2024년 계획 당시의 전망보다는 2.2%포인트(P) 축소됐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올해부터 5년간 11.5%P 증가하는 수준으로 여전히 증가율은 높다.

김정식 교수는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고령화라든지, 실업률이 높아진다든지, 산업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예상보다는 국가채무나 재정 적자가 더 커질 수가 있다"며 "특히 저성장 기조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증가율이 굉장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성태윤 교수도 "국가채무비율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국가부채비율 자체가 아직 높지 않다고는 해도 증가 폭이 빠르기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어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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