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파업" 서울교통공사 노조-서울시 협상 '안갯속'

입력 2021-08-23 14:52수정 2021-08-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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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전국 6대 지하철 연대 파업 가능성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정부와 서울시가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 노조의 선전물이 붙어 있다. (뉴시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발해 추석 연휴 직전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측은 만성 적자해소를 위한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만큼 노사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3일 오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조합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적인 파업은 자제하고 정부와 서울시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17~20일 진행된 총파업 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1만889명 중 9963명이 투표에 참여해 81.62%가 찬성했다. 이들은 △구조조정 철회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청년 신규채용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열차를 멈추기에 앞서 잘못된 정책을 멈추게 하는 것이 투쟁의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파업은 시민 불편뿐 아니라 혼잡도 가중으로 방역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달 26일부터 전국 지하철노조와 함께 주요 역사에서 '지하철 재정위기 해결,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한다. 다음 달 초 정기 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 서울시청 일대에서 릴레이 시위, 도보 행진 캠페인 등을 벌일 예정이다.

서울시와 노조는 서울교통공사의 1조 원대 적자 원인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더딘 경영 효율화'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노조는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이라며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공사에 강도높은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만큼 양측이 이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오 시장이 자구책 없이 재정을 지원할 수 없다고 못 박은 데다 처음 내놓은 자구책도 반려된 상황"이라며 "노조의 요구를 정부와 서울시가 전면 수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재정 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자구책 마련을 주문하자 서울교통공사는 1000여 명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더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하자 전체 직원이 약 1만6700명의 10%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일부 업무는 외부에 위탁하고 심야 연장 운행 폐지 계획도 담았다.

노조는 "코로나19로 닥친 재정 위기에 대해 정부와 시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인력 감축과 외주화 등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주요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만 유일하게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며 "구조조정으로 손실 보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악의 경우 전국 6대 지하철이 사상 첫 연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를 비롯한 인천, 대구, 대전, 부산 등 6개 지하철 노조로 구성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함께 정부가 무임수송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며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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