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 제조업 근로자 美보다 11배 빨리 노령화, 직무급제 등 도입 절실"

입력 2021-08-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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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비중 10년 새 2배↑…청ㆍ장년층은 감소 "직무가치, 생산성 반영한 임금체계로 바꿔야"

(출처=한경연)

최근 10년간 한국의 제조업 인력이 미국, 일본 등 제조강국들보다 빠르게 늙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조업의 성장잠재력이 급격하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0년~2020년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이 2010년 15.7%에서 지난해 30.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나잇대별로 보면 30대의 비중은 35.1%에서 27.8%로 7.3%포인트(p)나 줄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청년층(15~29세) 비중은 21.6%에서 15.2%로 6.4%p 줄었고, 40대 비중은 27.7%에서 26.9%로 0.8%p 감소했다.

한경연은 “최근 10년간 50대 이상 제조업 고령인력 비중이 약 2배 증가한 데 비해 미래의 성장 동력인 청ㆍ장년층 근로자 비중은 전부 줄어들어 제조업 인력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제조업 고령화 속도는 훨씬 가파른 상황이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1년 39.2세에서 2020년 42.5세로 3.3세 오른 데 비해 일본은 41.6세에서 42.8세로 1.2세 늘었고 미국은 44.1세에서 44.4세로 0.3세 많아졌다.

2011년~2020년 증가율을 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연평균 0.9% 올라 미국(연평균 0.08%↑)보다 11.3배, 일본(연평균 0.32%↑)보다 2.8배 고령화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6년부터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44.9세)은 미국(44.6세)과 일본(43.6세) 모두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제조업 고령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엄격한 노동규제로 기존 정규직은 과보호되고 제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돼 청ㆍ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10~2015년 사이 59만7000명 증가했는데, 2015~2020년에는 7만1000명 많아지는 데 그쳤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제조업 근로자의 연령대별 임금 추이를 보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임금 증가속도가 청ㆍ장년층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10년 260만7000원에서 2020년 409만6000원으로 연평균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은 연평균 3.6%, 40대는 연평균 3.3%, 30대는 연평균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 관계자는 “산업 인력의 고령화로 노동생산성은 저하되는 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돼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고령층의 임금이 청ㆍ장년층보다 빠르게 오르는 것은 생산성과 관계없이 근속ㆍ나이에 맞춰 임금이 오르는 '호봉급 체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기준 100인 이상 사업장 중 호봉급을 도입한 곳은 절반 이상(54.9%)이었다. 임금 결정 시 직무의 중요도ㆍ난이도 등 직무가치를 주로 반영하는 직무급(35.9%)이나 자격 취득, 훈련 이수 등 숙련의 향상 정도 등을 고려하는 직능급(27.1%)보다 높은 비율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제조업의 고령화는 성장동력 약화에 따른 산업 및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세대 간 소득 양극화 및 청년 빈곤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직무가치,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의 고용부담을 낮추고 교육ㆍ훈련 강화로 노동의 질적 향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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