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리포트](상)국내 증권사 10곳 중 6곳은 매도 리포트 ‘0’···줄지 않는 괴리율

입력 2021-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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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늘며 공매도 등 그 동안 민감했던 부분들에 적극적인 의견 제시가 이뤄지며 상당 부분 진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증권사 종목 리포트는 수년째 변화없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낳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종목 리포트를 내놓은 국내 증권사 31개 증권사 중 매도의견을 단 한 개도 내놓지 않은 증권사는 19개로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면서 리포트를 내놓은 외국계 증권사 15곳 중 절반에 가까운 7개사는 매도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내놔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증시는 지난 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증시 판도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많은 변화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입김이 세지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되거나 대주주 요건 개편안이 연기되고 공매도 대응 공동대응까지 하는 등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 양상이 연출됐다.

하지만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증권사들의 리포트만은 수년 전이나 현재나 매수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대형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의 매도의견을 담은 리포트 비율이 15.5%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도 15.1%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0.9%), 삼성증권(0.6%) 등은 채 1%가 되지 않았고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매도의견을 담은 리포트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현재주가와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의 괴리율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13일 종가 기준 금호석유는 이 괴리율이 74.21%에 달했고 컴투스(69.76%), 제로투세븐(64.89%), BGF(64.34%), 에스제이그룹(64.24%), OCI(64.09%) 등도 60%를 넘었다.

증권사들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여건상 매도의견을 냈다가는 IR 업무에서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높고, 주주들로부터 나오는 비난도 고스란히 증권사들이 받아야 한다. 이에 일부 연구원들은 의도적으로 현재 주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등으로 우회적인 매도의견을 내고 있다.

이동현 독립리서치 알음 공동대표는 “리포트가 제도적으로 수익과 비용 관점에서 달라져야 한다”면서 “연구원 자료에 대한 평가를 수익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하고 독립리서치 기관 양성 등의 개선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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