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7.1% 10년1개월 최고, 유가·원자재값 급등에 고공행진

입력 2021-08-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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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나프타 60%대 상승..재택 수요급증에 LCD값도 40~60%대 오름세..달걀값 두배 급등
산업용도시가스 상승에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 1년1개월만 반등
근원 생산자물가 6.6% 올라 10년2개월만 최고..유가하락, 지속상승할지는 지켜봐야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마라톤페트롤리엄의 원유 정제시설. 디트로이트/AP뉴시스

생산자물가가 10여년만에 최고치를 보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에 석탄 및 석유, 1차금속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확산한데 따른 수요급증에 TV와 노트북용 액정표시장치(LCD)값도 크게 올랐다.

다만, 최근 유가가 하락전환한데다 원자재값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1% 상승한 110.02(2015년 100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6월(7.2%) 이후 10년1개월만에 최고치며, 지수기준으로는 넉달연속 사상최고치를 이어간 것이다. 전월과 견줘서는 0.7% 올라 9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9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기록한 19개월연속 상승 이래 10년2개월만에 최장 상승 기록이다.

(한국은행, 통계청)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격인 식료품 및 에너지이외 물가도 작년 같은달보다 6.6% 오른 109.92를 보였다. 이 또한 2011년 5월(7.1%) 이후 최고치며, 지수기준으로도 넉달째 사상최고치다(전월대비 0.5% 상승).

이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실제 7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72.93달러로 2018년 10월(79.39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동월과 견줘 68.4%(전월대비 1.9%) 오른 것이다. 원자재값도 국제 원자재 및 선물 조사회사인 CRB 기준 전년동월대비 50.8%(전월비 2.0%) 상승했다. 반면, 8월 들어 17일까지 국제유가와 원자재값은 7월 평균치 대비 각각 3.4% 하락과 0.6%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부문별로 보면 공산품값이 11.8% 올라 역시 12년9개월(2008년 10월 16.1%)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유가 등 상승에 경유(56.5%)와 나프타(59.5%), 아연도금강판(60.1%) 등이 크게 올랐고, 수요급증에 TV용LCD(66.4%)와 노트북용LCD(45.1%)도 상승했다.

달걀(99.4%)과 닭고기(37.2%)를 중심으로 축산물값도 18.4% 급등했다. 이는 1년3개월연속 오름세면서 7개월째 두자릿수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달걀값은 전월대비로는 0.4% 하락했다. 닭고기는 폭염에 따른 사육부진과 여름철 복날 수요, 사료값 상승이 맞물린 탓이다.

항공화물(34.3%) 등을 중심으로 오른 서비스 역시 2.3% 상승해 5개월 연속 2%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도 1.8% 올라 작년 6월(2.1%) 이후 처음으로 상승반전했다. 액화천연가스(LNG)값 상승에 산업용도시가스값이 10.9%(전월대비 6.0%) 오른 때문이다.

이밖에도 최근 천일염 생산량 급감 이슈가 있었던 광산품도 11.1% 급등해 2010년 10월(11.4%)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일염은 6월 기준 282.5%(전월대비 45.9%) 폭등한 바 있다.

배준형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유가 및 철강 기초제품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공산품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다만 8월 들어서는 유가가 하락했고, 원자재값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상승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생산자가 소비자에 전가하는 가격이 일률적이지 않아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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