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조 "15년간 3.6조 국부 유출…주먹구구식 경영"

입력 2021-08-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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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SC제일은행 노동조합)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15년 동안 SC그룹에 2조6000억 원을 배당한 SC제일은행을 비판했다.

19일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SC 치하 15년, 3조6000억 원 국부 유출, 식민지식 착취경영 규탄한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 따르면 SC그룹은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2005년부터 현재까지 SC제일은행에서 2조6000억 원을 배당받았고, 해외 용역 수수료와 브랜드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1조 원을 받았다. 과거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금액인 3조4000억 원을 넘긴 규모다.

노조 측은 “SC제일은행의 배당을 국부 유출로 규정해 규탄하는 것은 배당이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다른 은행은 순이익 일부를 할애해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의 배당을 하고 있으나 SC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은 상식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타행 배당 성향은 통상 20~30% 정도이나, SC제일은행은 2019년 208%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적자임에도 1500억 원을 배당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조치를 받았다.

노조는 지난 3월 15일 이사회에서 “운영자금이 부족해 증자하면서도 490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다”며 “올해에만 1290억 원의 배당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800억 원의 중간배당은 6월 말 금융위원회의 자본관리 권고가 해제된 직후 배당으로 31.12%의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며 “감독기관의 고삐가 풀리기를 기다렸다는 듯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박종복 행장은 평소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를 강조해왔는데 위의 증자로 3000억 원의 자본이 증대돼 ROE 하락이 예상된다”며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조차 내다보지 못한 주먹구구식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배당은 통 크게 결정하고 점포는 폐쇄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등한시하면서도 경영진 보수는 여지없이 올랐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박 행장의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00만 원 오른 8억6300만 원이다. 김홍식 전무는 11억3800만 원에서 14억900만 원으로 올랐다.

끝으로 노조는 “현재를 팔아넘기고 미래를 저당잡은 배당이 은행의 발전을 가로막고 직원들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은행에 투자돼야 할 금액이 배당으로 빠져나가는 형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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