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어디서 본듯한 ‘신상 라면’?…신라면볶음면·순후추라면·미원라면

입력 2021-08-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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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어? 이거 어디서 봤는데?

정말 익숙한데 이름이 다릅니다. 우리 집에 있는 것과 같아 보였는데 모양이 익숙지 않습니다. 다른 옷을 입은 익숙한 그 이름, 스테디셀러의 일탈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고의 이슈는 단연 ‘신라면볶음면’. 한국인의 매운맛 기준이 되어버린 ‘신라면’이 국물을 버린 건데요. 무려 35년 만에 국물과 이별한 볶음면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신라면 브랜드로 출시되는 첫 볶음면이라는 점이 모든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요. 농심이 볶음면을 내놓기 전부터 이미 SNS와 유튜브에는 신라면 분말을 사용한 볶음면 레시피가 넘쳐났습니다. 크림소스를 넣고 매운 파스타를 만들기도 하고, 짜파게티와 함께 매운 짜장라면을 창조해 내기도 했죠.

농심 공식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신라면볶음면’ 예고 포스터에도 엄청난 댓글이 달렸는데요. 출시 기대감은 물론 지인에게 ‘신라면볶음면’의 존재를 알리는 ‘자체 홍보’까지 덤으로 이어졌습니다.

발 빠르게 신상을 맛본 얼리어답터들은 ‘시식평’을 SNS에 쏟아냈는데요. 볶음면에 어울리는 얇고 탱글탱글한 면발, 짧은 조리시간, 불에 볶아도 신라면의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 이어졌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신라면볶음면으로 이미 1만여 개의 간증이 수두룩하죠.

뜨거운 반응이 매출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순서인데요. 농심에 따르면 출시 3주 만에 약 1100만 개가 판매됐습니다. 이는 최근 출시된 라면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국물을 버린 스테디셀러. 새로운 일탈에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 익숙한 맛에 새로운 조리법. 새로운 것을 선택할 때의 두려움을 낮춰주고, 그간 함께해 온 추억이 끌어당기는 ‘매력’으로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런 추억과 익숙함을 노린 라면은 또 있는데요. 오뚜기의 ‘순후추라면’과 대상의 ‘미원라면’입니다.

오뚜기 ‘순후추라면’은 4월 출시된 제품인데요. 다 된 라면에 후추 뿌리기라니…. 손이 안 갈 수가 없는 라면이었죠. ‘순후추라면’은 편의점 이마트24와 협업한 상품인데요.

1974년 출시한 오뚜기의 대표제품 ‘순후추’를 별첨스프로 등장. 기존 순후추 패키지 디자인을 라면 용기에 그대로 적용했는데요. 한국인의 주방에 하나쯤은 꼭 있다는 순후추가 라면 옷을 입은 거죠.

곰탕 국물에 가득한 파, 화룡점정 순후추. 포장지만큼 익숙한 맛을 선보였습니다. 그 익숙함은 역시나 출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는데요. 출시 후 1주일(4월 16~22일) 만에 이마트24 컵라면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빠질 수 없는 익숙한 그 맛이라면 단연 MSG가 아닐까요? MSG의 할머니 ‘미원’도 라면 옷을 입었습니다.

5월 출시한 대상의 ‘미원라면’도 이 브랜드 고조할아버지 라면의 한 축이죠. 미원이 들어갔다면 감칠맛은 그저 따라올 뿐. 65년 동안 국민 조미료로 사랑받은 그 미원의 초기 버전 이미지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MSG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긍정적인 인식과 함께 촌스러운 옷을 입은 미원라면은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컵라면 용기로 출시해 간편성을 높였고, 맛도 놓치지 않았는데요. 마늘과 고추로 얼큰한 맛을 냈고, 육개장 베이스 국물 거기다 ‘미원’이 끝판왕으로 등장했죠.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50만 개를 돌파했는데요. 이는 대상의 기존 목표 판매량의 2배를 훨씬 초과한 수준이죠. 편의점 GS25에서는 150여 개 라면 중 10위권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레트로를 즐기는 MZ세대도, 익숙함을 즐기는 기성세대에게도, 스테디셀러의 변신은 두 팔 벌려 환영받을 만했죠. 거기다 그 맛을 즐기는 오래된 추억이 손이 절로 뻗게 했는데요. 어색한 익숙함, 이런 맛이라면…우리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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