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국민의힘 경준위 "최고위 요청 시, 발표회도 고려"

입력 2021-08-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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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권' 지적에…토론회 고수에서 한 발 양보
대리인 간담회에 윤석열·원희룡 측은 불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의 토론회를 강력하게 고집했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정견 발표회'로의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13일 오후 당내 경선 예비후보의 대리인들과 토론회 방식을 정하기 위한 간담회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가 경준위에 토론회가 아니라 (정견) 발표회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면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대리인들 모두 경준위 안을 찬성한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논란이 있기 때문에 경준위 결정대로 갈지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오는 23일 출범 예정인 경선 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2차 토론회를 연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관위 생각이 다르다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서 위원장은 간담회 전까지만 해도 당 지도부가 내부 반발을 고려해 정견 발표회를 절충안으로 제시했음에도 애초 계획대로 18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토론회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13명 중 12명이 이미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저희에게 확인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토론회를 주제발표로 전환한다면 다른 후보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도 우리에게 소중한 후보지만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우리의 후보라는 점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준위 월권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다소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수진 최고위원은 경준위 주최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경준위 토론회든 비전발표회든 당의 헌법인 당헌, 원칙, 정당의 전통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줄곧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김재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토론회든 발표회든 경준위의 월권이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 선관위를 당장 발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리인 간담회에는 총 13명의 예비후보 캠프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측은 불참했다.

윤 전 총장 국민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메시지를 통해 "경선위 주관 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지도부간, 지도부와 경준위 간 이견이 있다"면서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오늘의 경준위 주관 설명회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알렸다.

원 전 지사 원팀캠프 관계자도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경준위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참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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