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17일로 연기…與 “바뀌는 건 없다”

입력 2021-08-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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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안ㆍ정의당 반발ㆍ세계신문협회 성명에 숨 고르는 與
하지만 25일 본회의 처리 목표는 여전…"이미 반년 논의해 바뀌는 것 없어"
안건조정위 회부해도 6명 중 범여권 4명이라 강행처리 수순
이중처벌 논란에 형법 동시개정 제안됐지만…與 "심의된 바 없다" 일축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예정했던 언론중재법 개정안 의결을 오는 17일로 미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2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심의를 17일로 연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반발에 지난 10일 의결을 미룬 후 이날 강행처리할 방침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자체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한 차례 더 연기한 것이다.

문체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15일 정도까지 우리에게 법안을 달라 해 우리가 수용했다. 17일쯤 다시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가장 큰 쟁점인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손해액 최대 5배 배상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기사열람차단청구권도 마찬가지다. 힘 있는 사람들만 차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기사열람차단청구권을 배제하거나 완화하는 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문체위 의결 시기만 늦췄을 뿐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 법안 내용도 바꾸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 민주당 소속 문체위원은 “이미 반년 넘게 논의해왔던 법안이기에 내용이 바뀌는 건 없고 (본회의) 예정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구하겠지만 이 또한 의결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건조정위는 6인으로 구성돼 3분의 2 이상 찬성을 거쳐 전체회의에 올리는데, 3인은 민주당 몫이고 비교섭단체 몫 1인은 언론중재법을 강하게 찬동하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자리하게 돼 곧바로 의결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강행처리 방침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이날 의결을 미룬 데에는 국민의힘 외에 같은 진보진영인 정의당의 반발, 또 국내 언론단체에 더해 세계신문협회(WAN-IFRA)까지 공식 성명으로 철회를 촉구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진보주의자이기에 앞서 민주주의자로, 이 법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집권당인 민주당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사회적 합의를 모으기 위한 토론과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이 밟았다는 그 절차와 과정이 실상은 같은 편 사람들끼리 동일한 의견만 서로 강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신문협회에 따르면 세계신문협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 개정안은 비판 언론을 침묵시키고 한국의 민주주의 전통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가짜뉴스를 결정하는 기준은 필연적으로 해석의 남용으로 이어져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며 “한국 정부와 여당 등 관계기관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개정안은 기존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에 더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이중처벌을 부과하고 입증책임마저 언론사에 지워 위헌에 준하는 지나친 부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열람차단청구권은 당사자 협의에 따른 정정보도보다 곧바로 기사 삭제를 요구하는 데 쏠리고, 포털의 언론사 개입 명분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해 이중처벌 논란을 두고 김의겸 의원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손보는 형법 개정안과 동시처리해 해소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민주당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은 “해당 형법 개정안은 법안심사1소위에서 한 번도 심의된 바 없고, 형법을 개정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라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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