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챙기기 나선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
디지털 전환 이끄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
대형마트 3사를 이끄는 최고 경영자(CEO)들의 경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커머스의 약진으로 오프라인 유통업 중에서도 직격탄은 맞은 대형마트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CEO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내부 결속과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회사 체질 개선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네슬레 대표로 있던 강 대표는 지난해 말 실적 개선이라는 중책을 맡고 롯데마트로 이동했다. 강 대표는 올초 롯데쇼핑 주총을 통해 마트사업부 대표로는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입성했다. 업계는 그룹이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우선 H&B(헬스앤뷰티)스토어 '롭스'의 축소 작업에 나서고 있다. 롭스는 2015년 롯데마트에서 독립해 별도 사업부를 꾸려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 1위 CJ올리브영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수익성은 악화됐고, 결국 롯데마트는 롭스를 다시 흡수했다. 강 대표는 상반기에만 13개의 롭스 점포를 폐점했고, 지난해 말 기준 101개였던 점포를 올해 말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실상 롭스 철수를 택한 강 대표는 신사업 개척으로 눈을 돌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남양주시에 760m²(약 230평) 규모의 ‘비바건강마켓’ 1호점을 개장했다. 이 매장은 ‘우리동네 건강마켓’을 캐치프레이즈(표어)로 한다.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헬스케어)와 화장품, 제철 식자재 등 마트 상품을 모아 파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전문 매장이다. 업계는 강 대표가 H&B스토어 대신 헬스케어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5월 취임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자산유동화 등으로 폐점을 앞두고 있는 점포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 홈플러스는 이 사장 취임 후 첫 투자 대상이 '인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취임과 동시에 '직원이 행복한 홈플러스'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이 사장은 위로금 지급을 통해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직원 불만을 해소하고 고용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자산유동화 및 폐점 대상 점포 소속 직원 전원에게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 또는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그간 소속 점포를 위한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자산유동화 점포 및 폐점 점포 소속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과 고용안정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 대상 점포(안산, 대구, 대전둔산, 대전탄방, 가야점)와 임차계약만료로 인한 폐점 점포(대구스타디움점)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별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을 각 30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점장을 포함한 6개월 이상 근속의 선임 직급 이상 모든 홈플러스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은 자산유동화 발표 시점부터 공식 폐점일까지 해당 점포에 소속돼 재직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공식 폐점일 이후 도래하는 급여일에 제공한다.
이미 폐점이 완료된 점포(대전탄방점, 대구스타디움점) 소속 직원들에게는 추석 직전인 다음달 17일에 일괄 지급한다. 이외에 자산유동화 대상 점포에서 6개월 이상 근무 중인 직원 중 개인의 사유로 자발적인 퇴사를 원하는 직원에게는 근속 1년 이상 근무자에 한해 위로금 대신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마트와 쓱닷컴을 이끌며 신세계그룹의 온ㆍ오프라인 유통 전반을 책임지는 강희석 대표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라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으로 2019년 그룹에 영입된 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이마트의 약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강화와 트레이더스의 성장 등으로 지난해 '매출 20조 원' 시대를 열며 외형 확대에 성공했고, 대표 겸직 중인 SSG닷컴의 실적 꾸준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에도 이마트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순매출액 5조8647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6억 원으로 -474억 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550억 원 증가했다. 별도 실적 역시 기존점 신장폭 확대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했다. 별도 기준 총매출액은 3조 8940억 원, 영업이익은 58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9.6%, 208억 원 늘었다.
'정용진의 남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그룹 내 탄탄한 입지를 다진 강 대표가 당면한 과제는 온라인 강화다. 연간 거래액 20조 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기존 플랫폼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옥션, G9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직후 임직원에게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경쟁사를 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