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싱거워요" 1점 별점 테러
잊을만 하면 올라오는 별점 갑질
식당에서 음식 없이 생수만 주문한 뒤 "싱겁다"며 별점 테러한 사용자를 두고 공분이 일고 있다. 해당 사실을 폭로한 자영업자는 "매너 좀 지켜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7일 ‘송탄 말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생수 24병을 주문받은 뒤 1점 별점을 받았다는 한 자영업자 A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 씨는 메뉴 주문 없이 생수 주문이 들어와 고민 끝에 보내줬는데 별점 테러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문제의 손님은 리뷰에 "너무 싱거워요"라고 남겼다.
그는 "요즘 배달 업종들은 다 리뷰로 먹고산다"며 "음식에 하자가 있다면 인정하고 사과하겠는데 생수 시켜놓고 싱겁다? 매너 좀 지켜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이와 함께 생수 24병을 주문한 영수증과 별점 1점 리뷰를 남긴 모니터 화면을 사진 찍어 올렸다.
공분이 커지자 A 씨는 8일 글을 올려 주문받은 이유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그는 “(생수를) 보내도 될까 생각했는데 마침 라이더 분이 가신다고 하셔서 드린 것”이라며 “주문 자체를 받은 게 실수였다. 가신다 했어도 드리면 안 됐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생수를 판매해)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아닌 고객 필요에 의해 주문해주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보내드려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다음부터는 이상한 주문 건은 고민 없이 받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앱 리뷰 갑질을 폭로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올 때 생수랑 담배 부탁한다" "메뉴에 없는 메뉴를 달라" ""등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달에는 본래 매울 수밖에 없는 음식인 마라탕을 두고 "너무 맵다"며 별점 테러를 받았다는 한 자영업자의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빈번한 별점 테러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 6월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중 63.3%가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배달 앱 이용 자영업자 중 10명 중 6명이 별점 테러를 경험한 셈이다.
리뷰 갑질 문제가 계속되자, 관련 업계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악성 리뷰로 판단되는 글은 일정 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지도, 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오는 9월부터 점차 별점 리뷰를 없애고 키워드 리뷰를 도입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월 11일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점주) 등의 보호를 위해 5가지 정책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자영업자와 소비자, 플랫폼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실제 정책이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