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10곳 중 8곳 ‘경기’…한달새 1억 껑충

입력 2021-08-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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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권 ‘싹쓸이’
의왕시 아파트값 전국서 상승률 가장 높아
정부 ‘집값 고점’ 경고에도 시장엔 냉소만

▲올해 경기 집값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매섭게 치솟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올해 경기 집값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매섭게 치솟고 있다. 서울과 비교해 아파트값이 덜 올랐다는 저평가 인식에 광역 교통망 확충 호재 등이 맞물리며 무주택자들의 탈서울 행렬이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값은 올 상반기에만 9.9%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의왕이 22.2% 올라 전국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있는 시흥·안산·안양시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군포·안성시는 지난주에만 0.8%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올해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 10곳 가운데 8곳이 경기권이다.

수도권 도심 집값이 급등하는 동안 관심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던 외지 지역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1년 전만 해도 종전 최고가 밑으로 매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거래가 됐다 하면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집값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파주시 동패동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의 현재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는 11억 원 수준이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지난달 14일 9억7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현재 시세는 한 달 새 1억3000만 원 오른 셈이다.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 현대1차’ 전용 129㎡형은 지난달 3일 7억5000만 원에 매매가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5월 6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종전 최고가보다 1억 원 오른 금액이다. 현재 호가는 8억 원에 달한다.

경기 외곽 지역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교통 불편이 해소되며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매수가 늘어나고 있다.

같은 날 조사된 KB 리브부동산 조사에서도 경기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21.4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상승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경기 아파트값이 상승 폭 최고치를 경신하자 부동산시장 안팎에선 정부의 대책 불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와 사전청약 시행에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렇다 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집값 조정을 언급하고 있어서 시장의 신뢰를 얻긴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해 8·4 대책을 통해 공급계획을 내놨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을 고려할 때 공급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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