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기사퇴' 비난하더니…여야, 이재명 사퇴 요구

입력 2021-08-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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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경선 포기"…여권 다른 후보는 반대 입장
원희룡 "대선이 장난인가"…야 별다른 목소리 없어
20대 홍준표ㆍ18대 김두관 사퇴 비판 과거 때문
이재명 지사직 유지해 10월 국감 출석 야권 제압 계획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8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다. (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사직 조기사퇴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다. 민주당 측에선 경쟁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선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제기했다.

이 지사는 경선과 도정 중 택하라면 도정을 택한다며 책임을 강조하면서 맞받았는데, 이에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그럴 거면) 경선을 포기하라”고 밝혔다. 원 전 지사도 “대선이 장난인가”라고 쏘아붙이며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 사퇴론이 그리 힘을 얻진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 외에 다른 경선 후보들은 사퇴 반대 입장을 폈고, 야권에선 원 전 지사 외에는 별다른 촉구 목소리가 없어서다.

배경을 살펴 보자면 우선 지난 대선이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당시 대선후보이던 홍준표 의원은 경남지사직을 조기 사퇴했는데, 이를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보궐선거가 발생하지 않는 시점에 사퇴해 경남도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도정 공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4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사이에 나이 논쟁이 불거졌다. (연합뉴스)
문재인 당시 후보는 “국정농단 탄핵반대 정당 대선후보가 도정을 팽개쳤다. 1년간 경남지사는 없다. 이렇게 막 해도 되는 건지 도민들께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고,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도 “꼼수를 부린 것이다. 홍준표 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와 경쟁했던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모두 사퇴하지 않고 경선을 치렀다.

또 18대 대선에선 김두관 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사퇴하자 당내에서 비판이 쏟아진 적도 있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이 지사 사퇴론에 7일 페이스북에서 이를 거론하며 “김두관 사퇴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이재명 사퇴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거기다 6명 민주당 경선후보 중 이 지사 외에도 이 전 대표를 포함해 현직 국회의원이 3명이다. 지사직 유지를 문제 삼는다면 이 전 대표 등 3명의 의원직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김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공개반대를 표한 것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8일 같은 이유로 반대 입장을 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는 지사직 유지 의지를 나타내면서 오는 10월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권에 맞서며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 지사가 그간 경기도 국감을 해 온 걸 돌이켜보면 모두 승리했다고 평할 수 있을 만큼 야권을 압도해 왔다”며 “이 지사가 대선후보가 되면 국감에서 작정하고 물어뜯을 텐데 이 지사가 직접 나서 제압한다면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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