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물량이 해결책"…'재건축 2년 실거주' 폐지에 은마아파트 전세 안정세

입력 2021-08-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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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백지화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해당 규제 백지화 이후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전셋값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처=네이버부동산)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신축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실거주 2년을 의무화했던 방안이 지난달 12일 백지화됐다. 이로 인해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였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난이 해소되는 모습이다. 결국 현재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 일변 정책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 건수는 2년 실거주 의무화 백지화 당시인 지난달 12일 74건에서 이달 8일 기준 270건으로 3.5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는 전용면적 76㎡형이 9억8000만 원에서 7억5000만 원 수준으로 2억3000만 원가량 하락했다.

전세 매물이 늘어나자 전세값이 낮아진 셈이다. 재건축 실거주 2년 의무화 규제로 인해 집주인들이 직접 살고자 전세 매물을 거둬들였으나 해당 규제가 백지화되면서 다시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내놓은 것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화로 인해 아파트 소유주들은 세를 줬던 집에 들어와 살기 위해 인테리어에 수천만 원을 들였고 많은 세입자는 쫓겨나야만 했다"며 "막상 해당 법이 백지화되면서 소유주는 소유주대로 돈만 쓰게 됐고, 세입자들은 억울하게 떠나는 상황만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특히 세입자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세난으로 매물조차 없는 상황에서 웃돈을 주고라도 집을 구하거나 경기권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애초부터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화 규제는 발표 직후부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대차법과 함께 전세 시장의 불안요소로 꼽혔다. 이번 법안 폐지는 부동산 시장에 부작용을 야기하는 다른 규제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은마아파트 사례처럼 결국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답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단순히 공공 주도 개발에만 치우칠 게 아니라 민간 주도 주택 공급 활성화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지난해 8·4공급 대책과 올해 2·4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한 8·4대책을 통한 주택 공급은 지자체와 주민 반대에 막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정부의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계속 상승하고 전세난도 장기화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다주택자들이 시장에서 공급하는 물량도 많은데 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오히려 민간 공급 물량이 씨가 마르고 있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 공급만으로는 현재 집값을 잡을 수 없다. 민간에서도 주택 공급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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