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소득제의 비용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 발표
안심소득제가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나 현행 복지제도 확대보다 소득 격차 완화 효과가 크고 노동시장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심소득제란 기준소득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기준소득과 경상소득과의 차액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안심소득제의 비용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공개하고 안심소득제에 필요한 추가적인 예산이 29조7437억 원(2019년 기준)이라고 추정했다.
지원 대상은 전체 가구의 45%인 917만5000가구이며, 가구당 연평균 500만2000원을 지원받는다.
가구 규모별로 보면 1인 가구의 58.9%가 309만 원, 2인 가구의 52.4%가 556만6000원, 3인 가구의 29.4%가 707만8000원, 4인 가구의 26.7%가 709만9000원, 5인 가구의 41.6%가 946만6000원, 6인 이상 가구의 50.9%가 1151만5000원을 지원받는다.
한경연 관계자는 "중앙정부의 복지ㆍ노동ㆍ보건 사업 예산이 작년 대비 2023년 73조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심소득제에 필요한 예산 29조7437억 원은 예산 순증분의 40.7%이고,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 34조9000억 원의 85.2%이다.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연산일반균형(CGE) 모형을 이용해 안심소득제 시행에 필요한 추가 예산인 29조7437억 원을 안심소득제,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 현행 복지제도의 확대에 각각 사용하는 경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안심소득제는 처분가능소득의 지니계수를 7.0%, 5분위 배율을 24.7% 낮추지만,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는 지니계수를 1.2%, 5분위 배율을 3.7% 줄이는 데 그쳤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불균등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의 소득 평균을 소득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소득이 균등하다는 뜻이다.
현행 복지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각각 2.2%, 4.5% 감소시켜 안심소득제의 소득 격차 완화 효과가 가장 탁월하다고 한경연 측은 강조했다.
또, 한경연은 정부로부터 가계로의 이전소득이 노동공급을 줄이는 소득효과에서도 안심소득제가 가장 영향을 적기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안심소득제는 실업률을 0.03%포인트(p) 높이는 데 비해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와 현행 복지제도의 확대는 각각 실업률을 0.30%p씩 높인다.
특히 안심소득제를 시행하면 소득 1분위와 소득 2분위의 실업률이 각각 1.4%p와 0.18%p 줄어 빈곤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그동안 근로유인을 저해해 왔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안심소득제가 대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취업자의 감소도 안심소득제는 18만6000명에 그치지만,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와 현행 복지제도의 확대는 취업자의 감소가 각각 21만9000명과 27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안심소득제는 0.24%인데 비해 보편지급형 기본소득제와 현행 복지제도의 확대는 국내총생산 감소가 각각 0.54%와 0.49%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복지ㆍ노동 제도들의 까다로운 적격성 심사(means test) 대신에 안심소득제에서는 소득에 의해서 지원 여부와 지원액을 결정한다”라며 “국세청이 원천징수하고 연말정산 하듯 매월 지원하고 연말에 정산한다면 서울시 송파구 세 모녀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일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모든 복지제도가 유지되면서 생계ㆍ주거ㆍ자활급여와 근로ㆍ자녀장려금만을 확대ㆍ개편하는 것이므로 안심소득제는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더 채워주는 범(汎)복지제도”라며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 때 안심소득제는 생계를 영위할 수 있는 금액을 지원하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창업에 실패해도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이 모험적인 기업을 시도할 수 있다”며 “이런 시도가 바로 시장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므로 안심소득제는 미래를 열어가는 보편적 복지제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