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도마 신재환 “2억 포상금? 일단 집에 빚을 좀…”

입력 2021-08-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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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과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앞서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신재환(23·제천시청)이 억대 포상금을 어떻게 쓰고 싶냐는 질문에 솔직한 대답을 내놨다.

신재환을 포함한 한국 체조 대표팀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그는 “지금은 (금메달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렇게 나와서 사진도 찍고 환영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쏟아지는 질문에는 솔직담백한 답변들을 내놨다. 신재환은 특히 포스코그룹으로부터 받는 포상금 2억 원에 대해 “일단 집에 빚이 좀 있어서 그걸 좀 청산하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1985년부터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다. 애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금메달 1억 원, 은메달 5000만 원, 동메달 2000만 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신재환·여서정 등의 역대급 활약에 포상 금액을 2배 이상 올렸다. 신재환은 2억 원, 동메달을 딴 여서정은 7000만 원을 받는다.

신재환은 우승 소감에 대해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왠지 후회할 것 같아서 평소 하던 것보다 조금 더 강도를 높여 올림픽을 준비했다”며 “동점이 나왔을 때 러시아 선수가 이겼다고 생각해서 ‘축하해줘야지’ 했다. 그런데 점수 옆에 표시된 숫자를 보니 내가 이겨서 그냥 좋아라 했다”고 말했다.

마중 나온 아버지를 꼭 껴안으면서는 “울컥했다”며 “항상 모자라고 철없는 아들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더 효도하는 아들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턱대고 체조를 그만두겠다고 떼를 쓴 적이 많았다. 고비 때마다 아버지가 저를 다잡아주지 않으셨다면,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는 꿈같은 일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환의 아버지는 “(신)재환이가 ‘돌아가면 아버지 시간 좀 내달라’고 했다.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가볼 생각에 설렌다”면서도 “소속팀 훈련 일정과 겹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이광연 제천시청 체조 감독은 “보내드릴 테니 걱정 마시라”고 웃으며 답했다.

신재환은 “일주일 휴식 기간에 사흘은 많이 먹고 나흘은 푹 자려고 한다”며 “올해 남은 목표가 하반기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인데, 충분히 기력을 회복한 뒤 훈련에만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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